정치권에서 코스닥 분리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 추진까지 겹치면서 코스닥 상장사들이 제도 변화에 따른 복합적인 부담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 구조 개편 가능성과 함께 기업 자금 운용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스닥 분리 관련 법안을 발의한 데 이어 지난 9일과 10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에서도 코스닥의 독립적 운영 필요성이 재차 제기하며 시장 구조 개편 가능성이 지속 부각되고 있다.
코스닥 분리 논의를 둘러싸고 현장의 반발은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 노조는 코스닥을 분리할 경우 시장 효율성과 국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고, 충분한 논의 없이 정치권 주도로 구조 개편이 추진될 경우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정치권과 거래소 간 시각차가 드러나면서 정책 방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을 담은 상법 개정 추진이 더해지면서 코스닥 기업들의 부담은 한층 커지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 상당수는 대형 상장사에 비해 현금 여력이 넉넉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자사주를 매입한 뒤 일정 기간 내 소각해야 하는 규제가 도입될 경우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코스닥 기업들은 운영자금과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전환사채(CB) 등 메자닌 금융에 의존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추가적인 현금 지출 요인이 생길 경우 자금 마련이 더욱 경직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주주환원 강화를 위한 자사주 매입·소각보다는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 등 사업 확장을 통해 매출을 늘리는 전략이 장기적으로 실적과 기업가치에 더 긍정적이라는 목소리가 많다. 특히 자사주 소각 의무화 중심의 상법 개정이 자금력이 충분한 대형사나 대기업을 기준으로 설계된 정책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 같은 제도 변화가 시장 특성과 괴리될 경우 중소형 성장기업이 다수를 차지하는 코스닥 시장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오히려 투자 여력을 약화하고 기업 성장을 제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중소형 상장사들은 자사주 매입·소각에 돈을 쓰는 것보다 사업에 투자하는 게 주가에 더 도움이 된다고 본다"며 "최근 나오고 있는 정책들이 코스닥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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