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산 자락 아래에는 오랜 시간 형성된 독특한 해안 지형이 펼쳐져 있다. '한국의 그랜드 캐니언'이라 불릴 만큼 압도적인 경관을 자랑하는 용머리해안은 파도와 바람에 의해 응회암층이 침식되며 만들어진 곳으로, 천연기념물 제526호로 지정돼 있다. 제주 올레 10코스의 주요 구간이기도 하며, 바다로 향해 뻗은 지형이 용의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현재의 이름이 붙었다.
용머리해안 / VISIT JEJU-제주관광공사 제공
이 해안은 오랜 세월 동안 쌓인 퇴적층이 침식 작용을 거치며 형성됐다. 절벽 곳곳에는 파도에 깎여 움푹 들어간 굴과 다양한 형태의 암벽이 나타난다.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길을 걷다 보면 굽이치는 절벽의 형태를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다. 해식애 앞쪽으로 형성된 평탄한 파식대는 탐방로로 활용되고 있으며, 이 구간을 한 바퀴 도는 데는 약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탐방로 중간에서는 해녀들이 채취한 해산물을 판매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입구 인근에는 17세기 네덜란드인 하멜의 표류를 기리는 하멜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용머리해안 / VISIT JEJU-제주관광공사 제공
용머리해안에는 지형과 관련된 신비로운 설화도 전해진다. 중국 진시황이 제주에서 큰 인물이 태어날 것을 우려해 풍수사 호종단을 보냈고, 호종단이 제주 곳곳의 혈을 끊었다는 이야기다. 전설에 따르면 호종단이 바다로 뻗어 나가려던 용의 꼬리와 등을 끊자 붉은 피가 솟구치고 산방산에서 울음소리가 며칠간 이어졌다고 한다.
이곳은 자연의 섭리에 따라 그 모습을 허락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기상 악화나 만조 시에는 파도가 탐방로를 덮칠 수 있어 안전을 위해 출입이 전면 통제된다. 관람 시간은 보통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나, 기상 상황에 따라 입장 가능 시간이 변동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에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입장료는 성인 2000원, 어린이와 청소년은 1000원이다.
용머리해안 / VISIT JEJU-제주관광공사 제공
수평으로 겹겹이 드러난 응회암층과 해안 절벽, 파식대가 어우러진 용머리해안은 제주의 지질학적 특징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소다. 탐방로를 따라 걷다 보면 자연이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낸 지형의 특징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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