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 이동윤 기자 = 40여 년 사진 작업을 이어온 김훈 작가가 뉴욕에서 작품 세계를 공개한다.
포항의 대표 중견 사진가 김훈(66) 작가가 오는 18일부터 3월 1일까지 미국 뉴욕 갈라아트센터에서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Where Are We Going)’를 주제로 개인전을 연다.
갈라 아트센터는 2020년 8월 설립된 비영리 예술 기관이다. 은퇴한 한국인 건축가 제이미 장이 관장을 맡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지구촌 작가들에게 전시와 워크숍,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김훈 작가는 이번 초대전에서 40여 년간 사진을 통해 바라본 인간의 일상과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낸 작품들을 선보인다. 김 작가는 사람과 사물, 풍경에 대한 개성적이고 깊이 있는 탐색을 통해 잔잔한 가운데 끝 모를 심연을 느끼게 하는 사진 작품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총 22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 주제인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는 ‘가다’라는 행위를 통해 삶의 방향과 존재의 시간을 묻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 작가의 사진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관객을 질문의 내부로 초대한다. 우리가 걷고 있는 이 길이 과연 옳은지, 제대로 가고 있는지, 혹은 이미 가고 있다는 사실조차 확신할 수 없는 상태로 남겨둔다.
소개되는 작품들은 모두 미니어처 모형을 기반으로 구성·촬영됐다. 축소된 세계 속 인물과 풍경은 실제보다 더 또렷한 은유로 작동한다. 출발을 앞둔 망설임, 이미 시작된 이동의 불안,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의 순간을 포착한다. 김 작가는 메타픽션 기법을 활용해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물며 삶의 단편에 무의식 속 허구를 더해 사진이 단순한 사실 기록을 넘어 서사의 숨결을 담고 있다.
‘가다’는 물리적 이동을 넘어 삶의 시간 자체를 의미한다. 삶에서 삶으로, 삶에서 죽음으로, 그리고 우리가 지금 서 있는 이 시간에서 다음 시간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뜻한다. ‘가만, 여기 맞아?’, '난 놔두고 가', ‘가기 전에 지워야 할 것: 두려움’ 등 작품 제목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질문과 명령, 독백은 결국 하나의 물음으로 수렴된다.
김훈 작가는 “포항지역 사진가로서는 처음으로 뉴욕에서 전시를 열게 돼 부담이 크지만 기대도 된다”며 “가고 있지만 어디로 향하는지 모른다. 그럼에도 멈추지 않고 나아간다”고 말했다.
한편 김훈 작가는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과를 졸업하고 계명대학교 디자인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5년 동아국제사진전에서 최고상인 골드메달 수상, 일본 아사히신문 주최 국제사진살롱 4회 수상하는 등 포항의 대표 사진예술가다. 현재 김훈사진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1988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풍경주식회사’, ‘애완정물과 사진’ 등 총 17회의 개인전과 90여회 기획단체전에 참가했다. 경북사진대전 및 신라미술대전 초대작가로서 2019 경상북도 문화상(조형예술 부문)을 수상했으며 현대사진영상학회, 한국사진작가협회 자문위원으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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