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벨리온 Watch 下] 샴페인 뒤 그늘...기술 범용성·통합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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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벨리온 Watch 下] 샴페인 뒤 그늘...기술 범용성·통합 과제

한스경제 2026-02-11 0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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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대표가 이끄는 리벨리온의 IPO 추진 소식과 거대한 기업가치 평가 뒤편에선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리벨리온
박성현 대표가 이끄는 리벨리온의 IPO 추진 소식과 거대한 기업가치 평가 뒤편에선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리벨리온

| 서울=한스경제 김종효 기자 |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2026년 상반기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목표로 본격적인 상장 가도에 진입했다. 삼성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최근 시리즈C 투자 유치를 통해 약 2조원에 육박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리벨리온은 '국내 1호 AI 반도체 유니콘'으로서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리벨리온은 글로벌 팹리스 기업 암(Arm)으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이끌어내고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등 해외 자본을 수혈하며 글로벌 스케일업에 박차를 가하는 있다. 하지만 IPO 추진 소식과 거대한 기업가치 평가 뒤편에선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2나노 혈맹'...독 될 수 있는 턴키 의존

리벨리온의 가장 강력한 성장 동력은 삼성전자와의 전례 없는 '밀월 관계'다. 리벨리온은 삼성전자가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을 한 번에 제공하는 'AI 칩 통합 솔루션(Turn-key)'의 첫 번째 핵심 레퍼런스다. 리벨리온 차세대 칩 '리벨(REBEL)'은 삼성 파운드리 4나노(nm) 공정에서 생산되며 삼성 12단 고대역폭메모리(HBM3E)와 첨단 패키징 기술이 적용된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차세대 공정인 2nm GAA 공정 기반 협력까지 약속하며 삼성의 '선단 공정 쇼케이스'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이런 '삼성 혈맹'은 리벨리온에게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삼성 파운드리는 현재 TSMC를 추격하기 위해 리벨리온과 같은 'K-팹리스'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만약 삼성의 차세대 공정 수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공급망 차질이 발생할 경우 설계만 전담하는 리벨리온은 생산 전략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또한 글로벌 빅테크들이 대부분 TSMC 생태계에 종속된 상황에서 '삼성 전용 칩'이라는 꼬리표는 해외 시장 확장 시 공급망 다변화의 어려움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팹리스 본연의 강점인 '파운드리 유연성'을 포기하고 삼성에 올인한 전략이 상장 이후 경영 자율성을 해치는 '황금 수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리벨리온 주요 기술 사양 및 시장 경쟁력 비교
리벨리온 주요 기술 사양 및 시장 경쟁력 비교

▲'추론 전용'의 딜레마와 엔비디아 '쿠다(CUDA)'의 벽

기술적으로는 '추론 특화' 전략이 가진 한계가 있다. 리벨리온은 엔비디아의 GPU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다는 점을 내세워 가성비를 강조해 왔다. 하지만 현재 AI 시장은 학습과 추론을 분리하지 않는 추세다. 거대언어모델(LLM) 환경에서는 학습과 추론을 동시에 유연하게 처리할 수 있는 범용 칩 수요가 압도적이다.

무엇보다 엔비디아 소프트웨어 생태계인 '쿠다(CUDA)' 장벽은 여전히 높다. 리벨리온이 성능 좋은 하드웨어를 내놓아도 전 세계 개발자들이 이미 구축해 놓은 CUDA 환경을 버리고 리벨리온의 전용 소프트웨어 스택으로 갈아타기 위해서는 막대한 전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 없이는 리벨리온의 NPU가 결국 특정 고객사 전용으로 머물 가능성이 높다.

▲사피온 합병 후폭풍...기술 유출 사건과 조직 통합 난항

내부적으로는 사피온코리아와의 합병 후유증이 존재한다. 지난해 사피온 출신 전직 임직원들이 핵심 기술 자료를 유출해 별도의 스타트업을 창업하려다 구속기소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출된 기술 가치만 2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조직 통합 과정에서의 내부 통제 부실과 함께 사피온 인력들이 합병 후 리벨리온 중심의 의사결정 체계에 반발하며 이탈하는 단면을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다.

리벨리온은 사피온의 기술가치를 0원으로 손상 처리했다. 이는 사실상 사피온의 IP를 폐기하고 리벨리온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겠다는 의미다. 겉으로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외쳤지만 내부적으로는 '화학적 결합'보다는 '기술 폐기 및 인력 흡수'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상장 초기 '오버행' 주의보...FI 물량 폭탄 우려

리벨리온 IPO 성공을 가를 마지막 변수는 상장 직후 쏟아질 수 있는 보호예수 해제 물량이다. 리벨리온은 시리즈 A부터 C까지 거치며 킨드레드벤처스, 파빌리온캐피탈 등 해외 VC는 물론 산업은행, 신한벤처투자 등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수혈받았다.

일반적으로 스타트업은 상장 후 1개월에서 6개월 사이 보호예수가 순차적으로 해제된다. 리벨리온의 기업가치가 단기간에 2조원대로 급등하면서 초기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욕구가 매우 높은 상태다. 특히 사피온 합병 과정에서 발행된 신주와 기존 사피온 주주들의 물량까지 더해질 경우 상장 초기 유통 가능 물량 비중이 급증해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오버행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리벨리온은 수익이 우선인 FI 비중이 상당하다"며 "상장 직후 대규모 물량이 쏟아질 경우 그 충격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는 개인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는 "재무적 부실 해소와 기술적 자립, 상장 후 쏟아질 매물 부담까지 리벨리온이 넘어야 할 산은 첩첩산중”이라며 “'K-반도체'의 희망이라는 찬사가 상장 후 '거품'이라는 비판으로 바뀌지 않으려면 박성현 대표는 상장 전 보호예수 확약 비율을 최대한 높여 시장의 신뢰를 얻는 동시에 구체적인 매출 가이던스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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