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정비사업 용적률 인센티브 제외…집값·공급 균형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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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정비사업 용적률 인센티브 제외…집값·공급 균형 시험대

이데일리 2026-02-11 06:30:03 신고

[이데일리 김은경 최정희 기자] 공공 재개발·재건축의 용적률을 법정 상한의 1.3배까지 높이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안이 여당 주도로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민간 재건축·재개발은 집값 자극 우려 등을 이유로 인센티브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공공 중심 도심 공급 정책의 실효성과 파장을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李 대통령 집값 안정 기조에 민간은 빠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지난 10일 전체회의를 열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시행하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1.3배까지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도정법 개정안을 여당 주도로 의결했다. 해당 법안은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9·7 주택공급대책의 후속 입법 과제로 추진돼 왔다.

개정안이 최종 통과되면 공공재개발의 최대 용적률은 일반주거지역 기준 기존 법적 상한의 1.2배인 360%에서 390%로 높아진다. 공공재건축 역시 기존 300%(법적 상한의 1.0배)에서 최대 390%까지 상향된다. 정부는 공공 정비사업의 사업성을 보완해 도심 내 주택 공급 여력을 확충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민간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대한 용적률 인센티브는 이번 입법에서 제외됐다. 정부와 여당은 민간 정비사업까지 용적률을 완화할 경우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 기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완화는 지난해 9·7 대책 당시에도 검토됐지만 시장 영향 등을 이유로 최종 발표에서 빠진 바 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투기 수요 차단과 집값 안정 기조를 거듭 강조해 온 점도, 민간 정비사업 인센티브를 제외한 이번 입법 방향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책 방향이 입법으로 확정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공공 중심 공급 전략의 실효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서울의 신규 주택 공급 가운데 약 80%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서 나오는 구조인 만큼, 민간 정비사업이 제외된 상황에서 공공 정비사업만으로 공급 확대 효과가 얼마나 빠르게 체감될지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공공 공급 실효성은…“속도가 관건”

올해 서울의 입주 물량은 전년보다 크게 줄어든 상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6604가구로 전년(3만5322가구) 대비 약 53% 감소했다. 여기에 이주비 대출 규제가 겹치면서 정비사업 추진 일정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이주를 앞둔 정비사업 구역 43곳 가운데 39곳, 약 3만1000가구가 이주비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공급 여건이 빠듯한 상황에서 공공 중심 공급 전략을 둘러싼 평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엇갈린다. 민간 정비사업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가 단기적으로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공공 중심 정책만으로는 공급 속도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동시에 제기된다.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는 “민간에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면 집값이 오르는 것은 명확하다”며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완화는 결국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정책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 인센티브는 부동산 가격이 충분히 안정되고 투자·투기 수요가 크게 줄어든 이후에 검토해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공공 정비사업에 대한 용적률 인센티브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는 “공공은 이윤을 목적으로 주택을 공급하는 주체가 아니라 시장 안정을 위한 공급자”라며 “공공에 용적률 혜택을 줘 공급을 늘리는 것은 타당한 접근”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공공 중심 공급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 정비사업은 분양가 관리와 기부채납 비중이 커 사업성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며 “용적률을 더 주더라도 상당 부분이 공공기여로 환원돼 체감 인센티브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거 환경 개선이 우선인 외곽 지역에서는 공공 공급이 효과가 있겠지만 고급 주거 수요가 집중된 도심 핵심지에서는 민간 정비사업을 대체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공공·민간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공공이 시행하는 재개발·재건축이라도 용적률을 높이는 방향은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공공에만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는 것을 시장이 환영할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민간 정비사업의 용적률 상향 요구 역시 분양 수익을 키우려는 사업 논리”라며 “정비사업은 자기 책임과 비용으로 추진되는 구조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국토부 장관의 토허제 지정 권한을 확대하는 내용의 ‘부동산 거래 신고법 개정안’도 소위 의결 없이 여당 주도로 국토위 문턱을 넘었다. 현재는 국토부 장관은 2개 이상의 시·도 관할 구역에 걸친 지역에 대해서만 토허제로 지정할 수 있다. 예컨대 토허제로 지정을 하려면 서울과 경기도를 한 번에 지정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서울 등 한 지자체에 대해서만 토허제를 지정할 수 있도록 개정했다. 다만 국토부 장관이 자의적으로 토허제 권한을 활용할 가능성을 막기 위해 토허제 지정 전에 관할 시·도지사와 사전 협의를 거치도록 의무화했다.

또 토허제 지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단계부터 지정 내용이 공고되기 전까지 관련 정보를 외부에 공개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는 제재 규정도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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