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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10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정신의학 패러다임을 ‘치료’에서 ‘예방’으로 전환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동기에 겪은 재난과 학대는 조현병 등 각종 정신증적 증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재난·학대에 노출된 아이들을 집중 관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든 질환이 그런 것처럼 생기기 전에 미리 막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온라인에서 청소년 정신건강 평가…“피부색 달라도 결과 같아”
가장 최근 있었던 대규모 재난 상황 중 하나가 코로나19 팬데믹이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세계 각국은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했다. 코로나로 대면 활동이 제한되면서 하루 종일 온라인 환경 속에서 살았다. 사회적 상호작용도 온라인에서만 이뤄졌다. 당시 전문가들은 청소년 정신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의사들이 온라인 활동에 개입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그는 “대면활동이 제한되면서 의료기관서 진료를 받는 것도 어렵기는 했다”면서도 “청소년들이 스스로 멀쩡하다고 생각해 병원을 찾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 교수는 영국 의료진과 온라인 기반의 정신건강 평가 시스템을 만들었다. 온라인에서 한국과 영국 청소년들이 보여주는 행동패턴을 점검하고 실제로 정신증적인 문제가 있는 환자 증상과의 상관관계를 평가했다.
조사 결과 온라인에서 보여준 청소년들의 문제적 행동들은 현실에서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온라인상에서도 정신증적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청소년을 감별해낼 수 있었다. 이는 곧 적절한 치료와 대처로 이어져 청소년 정신건강 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는 게 김 교수의 평가다.
문화적인 차이도 없었다. 그는 “인종과 문화가 달라도 정신증 위험 신호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국적을 가리지 않고 보편적인 치료 예방 절차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동·청소년기 집중 관리 필요…‘미리 알면 치료 가능’
김 교수는 해당 연구를 통해 아동기의 경험과 성인 정신증과의 관계를 주목했다. 조현병 치료 전문가인 그는 아동기에 겪는 정서적 학대가 조현병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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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 아동기에 신체적 학대보다 정서적 학대가 성인 정신증 발생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컸다.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 시기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이는 조현병을 포함한 정신증이 성인기 돌발 질환이 아니라 발달 과정의 결과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김 교수는 이 연구의 핵심 의미를 ‘예방 가능성’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정신과 치료는 대개 증상 발생 이후에 시작됐다. 이 과정이 좀 더 늦어지면 평생 약을 먹고 병을 관리해야 한다. 만약 환자가 임의적으로 약을 끊으면 위험해진다.
그는 “가장 위험한 것은 정신병이 아니라 제때 치료 받지 못한 환자”라며 “뇌기능 저하로 인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사회로 복귀하기가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증상이 나타났을 때 곧바로 정신과 전문의의 지속적인 치료가 이뤄지면 아무런 문제 없이 사회생활을 하거나 심지어 사실상 완치에 가까운 상태에 이를 수도 있다.
김 교수가 만든 온라인 기반 정신건강 평가 시스템은 아동복지 영역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정신증적 문제 행동 감별은 아동 학대 피해자를 조기에 발견하는 단서가 된다. 공중보건 영역에서의 정신건강예방활동과 긴급복지개입에 필요한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그는 “성장기 트라우마가 있는 환자를 체계적으로 치료·관리할 수 있는 공중보건 시스템을 마련한다면 조현병 등 정신질환 발병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치료 이후의 회복이 아니라 발병 이전에 차단하는 정신의학분야가 활성화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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