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양정웅 기자) 눈 위에선 상남자였는데, 아내만 생각하면 눈물이 흘렀다. 4번째 도전 끝에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건 김상겸(하이원)의 뒤에는 소중한 가족이 있었다.
김상겸은 올림픽 일정을 마친 후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다소 이른 입국인데, 그는 "비자 문제가 있어서 일찍 들어왔다. 쉴 시간 없이 해결하러 움직여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김상겸은 한국 대표팀에 처음으로 메달을 안겨줬다. 그는 지나 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전에서 2위로 골인, 은메달을 차지했다.
베테랑 벤야만 카를(오스트리아)에게 초반 앞서나갔던 김상겸은 실수가 나오면서 다소 밀렸다. 하지만 곧 페이스를 되찾으며 한때 재역전에 성공했고, 끝까지 알 수 없는 경기를 펼쳤다. 비록 카를에 0.19초 차로 뒤지며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메달 획득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야말로 '3전4기'의 신화였다. 김상겸은 2014년 소치 올림픽에 처음 출전했는데, 간발의 차로 16강에 들지 못했다. 이후 2018년 평창 대회에서도 8강 탈락했는데, 평창에서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나온 그는 "부담을 갖고 시합에 임했다. 경기력이 떨어졌다"고 돌아봤다.
이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예선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3번의 도전에서 모두 메달을 획득하지 못하면서 김상겸은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때 김상겸을 다시 일으켜 세워준 사람이 바로 아내 박한솔씨다. 베이징 대회 때 김상겸은 당시 여자친구였던 박씨와 영상통화를 하면서 펑펑 울었다고 한다. 그는 "그 이후로 울고 싶지 않은 생각이 있어서 꾹 참고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때 참았던 눈물이 4년 후 기쁨의 눈물로 다시 터졌다. 박한솔씨는 9일 자신의 SNS에 영상을 올렸는데, 여기서 김상겸은 메달을 보여주면서 눈물을 흘렸다. 박씨는 "지난 베이징 올림픽 땐 그토록 바라던 메달을 목에 걸어주지 못해 슬퍼하던 모습이 참 마음 아팠다"며 "오늘 경기 끝으로 마주 본 영상통화에서는 서로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마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겸이 귀국하는 날, 박씨는 가족들과 함께 인천공항을 찾았다.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장식된, 태극문양의 꽃을 들고 게이트 앞에서 기다렸다.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박씨는 이미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그는 "경기 보고 너무 감격스럽고 꿈인 것 같아서 아직도 믿기지가 않고 너무 행복하다"며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뉴스 기사나 댓글을 보면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상겸이 메달을 딴 후 영상통화에서 어떤 말을 제일 먼저 해줬을까. 박씨는 "너무 잘했어"라고 말했다고 한다. 4번째 올림픽, 결혼 후 첫 대회에서 기분 좋은 성과를 낸 부분에 대해 박씨는 "너무 감격스러워서 말이 안 나온다"며 "더 말하고 싶은데 눈물이 날 것 같다"며 목이 멘 듯한 모습을 보였다.
공항에서 남편을 처음 만나면 '고생했어, 울지 말고 말 잘하자'라고 말해주고 싶었다는 박한솔씨. 그는 "둘이 너무 울보라 눈물이 터질 것 같다"고 고백했다.
박씨의 말처럼 김상겸은 아내 얘기에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오랜 시간 걸리게 해서 미안하다. 이제서야 메달을 줄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했다. 이어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에 옆에 있던 박씨의 눈물이 떨어졌고, 김상겸은 "둘 다 울면 어떡해"라며 아내를 토닥였다. 박씨는 "너무 감사하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잘해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이날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는 김상겸에 포상금 2억원을 전달하기로 했다. 포상금 용처에 대해 "실제로 받아봐야 알 것 같다"고 말한 그는 아내에게 할 선물에 대한 질문을 받자 목에 걸고 있던 은메달을 박씨에게 걸어줬다.
박한솔씨는 메달을 받더니 "엄청 무겁네요"라고 말했다. 그만큼 김상겸의 무게감이 담겨있던 메달이었다. 박씨는 "그동안의 땀방울이 다 모여서 이렇게 값진 메달을 받을 수 있었다"고 감격에 차 말했다.
박씨는 김상겸에게 "앞으로도 더 부담 갖지 말고,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이 즐거운 마음 그대로 계속 열정을 불태웠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랑해"라는 달콤한 말을 마지막으로 남겼다.
사진=인천공항, 박지영 기자 / 양정웅 기자 / 연합뉴스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
"실시간 인기기사"
- 1위 '이혼 후 홀로 출산' 이시영, 둘째 딸 얼굴 공개…붕어빵 미모 눈길
- 2위 '이동국 딸' 재시, 홍콩서 터졌다…물오른 국대급 미모
- 3위 '김다예♥' 박수홍, 독박육아 고충…화장실까지 오픈 "너무 힘들다"
Copyright ⓒ 엑스포츠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