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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스위스 공영방송 SRF에 따르면 취리히 인근 륌랑에 있는 돌봄서비스 업체가 지난달 구인구직 사이트에 팀장급 직원 채용광고를 올리면서 제목에 ‘Z세대 사절’이라고 적었다.
본문에는 ‘월요일, 금요일 병가 마인드 사절’이라고도 돼 있다.
Z세대가 어느 연령대를 가리키는지는 정해진 기준이 없다. 스위스 매체들은 이 공고가 1995∼2010년생 지원자를 배제한 것으로 해석했다.
스위스 법률상 채용에 나이를 제한하더라도 차별 행위로 간주되지 않는다. 문제의 문구는 나중에 삭제됐지만 청년층은 게으르다는 편견을 대놓고 드러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컨설팅업체 체암의 야엘 마이어는 기업들로부터 젊은 신입 사원들이 초과근무를 원하지 않는다는 진부한 얘기를 끊임없이 듣는다며 “Z세대를 싸잡아 배제하고 노동시장에 대한 그들의 기대를 외면하는 건 근시안적이고 무책임한 일”이라고 말했다.
세대연구자 프랑수아 회플링거는 “현실과 상관없는 고정관념이자 오랜 전통”이라며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부터 젊은이들이 게으르고 어른들 말을 안 듣는다고 불평했다”고 전했다.
스위스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연령별 병가 일수는 55∼64세가 평균 10.6일로 가장 많았다. Z세대로 지목되는 15∼24세가 9.5일, 25∼34세가 8.2일로 뒤를 이었다.
회플링거는 젊은 층이 직업과 가족, 여가의 균형을 중요하게 여긴다면서도 “세대 내부의 차이가 세대 간 차이보다 더 두드러진다”며 Z세대 논쟁이 과장됐다고 말했다.
정재계 인사들이 스위스 노동문화를 종종 모범으로 언급하는 독일에서도 Z세대를 둘러싼 논쟁이 한창이다. 더 많이 일하라는 정치권의 요구는 워라밸을 따지는 청년층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지난달 “우리 부모들도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을 재건할 때 불평하지 않았다. 그들이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주 4일 근무를 얘기했느냐”며 세대 논쟁에 불을 지폈다.
중도보수 집권여당 기독민주당(CDU)은 돌봄 등 불가피한 사유 없이 여가를 위해 노동시간을 스스로 줄이는 일명 ‘라이프스타일 파트타임’을 법으로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연방정부 자문기구 경제전문가위원회의 모니카 슈니처 위원장은 “Z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더 많이 일한다”며 정치권이 저성장 책임을 떠넘길 희생양을 찾고 있다고 지적했다.
슈니처 위원장은 요즘 청년들이 노동시장에 빨리 진입하고 평균적으로 더 많이 일한다며 “학업과 노동을 병행하는 건 많은 이들에게 선택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독일 노동청 산하 고용시장·직업연구소(IAB)에 따르면 20∼24세 노동 참여율은 2015년 69.7%에서 2023년 75.9%로 올랐다. 연구소는 “Z세대가 요구만 많고 적게 일한다는 건 널리 퍼진 편견이지만 틀렸다. 청년들은 어느 때보다 부지런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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