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뉴스] 강의택 기자┃"오랜 시간 걸리게 해서 미안하고, 이제서야 메달을 줄 수 있어서 다행인 것 같다.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값진 은메달을 따낸 김상겸(37·하이원)이 아내를 향해 진심을 전했다.
김상겸은 지난 8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전에서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메달의 색깔을 떠나 김상겸의 은메달은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 한국 올림픽 역사상 400번째 메달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그동안 하계올림픽에서 320개, 동계올림픽에서 79개의 메달을 수확한 상태였고, 대회 전부터 ‘400번째 메달의 주인공’을 두고 큰 관심이 쏠렸다. 그 주인공은 김상겸이었다.
또한 ‘3전 4기’ 끝에 완성된 결실이다. 김상겸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17위에 그쳤고, 2018년 평창에서는 예선을 15위로 통과했지만 16강에서 탈락했다. 2022년 베이징에서는 예선 24위로 본선 진출에 실패하며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네 번째 도전 만에 마침내 시상대에 올랐다.
대회 일정을 모두 마친 김상겸은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김상겸은 “큰 무대에서 메달을 따고 들어오는 게 처음이다. 가족들을 보면 눈물이 날 것 같았는데 오히려 더 반갑고 감회가 새롭다”며 “이 정도까지는 솔직히 몰랐다. 카메라가 너무 많아서 조금 당황스럽고 땀도 엄청 많이 난다. 어렵겠지만 당분간은 즐겨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경기 이후 정말 많은 축하를 받아 잠을 한숨도 못 잤다. 바로 비행기를 타고 왔는데 아드레날린이 나와서 그런지 그렇게 피곤하지는 않다. 감사드릴 분이 너무 많아서 차후에 인사드릴 예정이다. 비자 문제가 있어서 일찍 들어왔는데, 바로 움직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값진 은메달의 감격이 가시기도 전에 곧바로 다음 대회 일정을 소화한다. 김상겸은 “25일 정도에 출국할 예정이다”며 “오는 28일과 내달 1일 폴란드에서 열리는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에 뛸 예정이라, 비자를 발급받으려고 한다. 3월 말까지 5개 월드컵 대회가 있어서 전부 소화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상겸의 은메달은 한국 스노보드 역사상 첫 원정 올림픽 메달이었다. 이에 “아무래도 타 지역에서 하는 올림픽이라 2018 평창 때보다는 부담감이 솔직히 덜했다.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며 설명했다.
그러면서 ”평창에서는 아무래도 지역 주민들 앞에서 경기하다 보니 부담을 가져 경기력이 떨어졌던 것 같다. 이번에는 부담 없이 경기를 펼쳤고 메달을 딸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감사드린다”고 돌아봤다.
은메달을 목에 건 김상겸은 금메달을 목표로 달린다. “몸이 가능하다면 (동계올림픽에) 최대 두 번 더 나가고 싶지만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 그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면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다음 목표는) 당연히 아직 받아보지 못한 금메달이다. 금메달을 목표로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김상겸의 당찬 포부와 다르게 다음 올림픽에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30년 알프스 동계올림픽에서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유지 여부에 대해 승인을 보류했기 때문이다.
이에 김상겸은 “솔직히 관중들께서도 보기 편하시고 재밌을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종목에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이 있다면 폐지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많은 선수가 캠페인을 하고 있어서 80% 이상 없어지는 걸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상겸은 경기 종료 후 아내와 나눈 영상 통화 장면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김상겸의 아내는 지난 9일 개인 SNS를 통해 소감과 함께 당시 영상 통화 모습을 공개했다.
이를 두고 김상겸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 경기력이 너무 안 좋았다. 그때는 여자 친구였는데, 같이 펑펑 울었다. 그 이후로 울고 싶지 않아 꾹 참고 있었는데, 메달을 따고 얼굴을 보니 눈물이 나왔다”며 ”지금도 울컥한다. 너무 감격스럽고, 고맙고, 미안한 마음에 울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오랜 시간 걸리게 해서 미안하고 이제서야 메달을 줄 수 있어서 다행인 것 같다.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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