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개성공단 전면 중단 이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서울에서 버텼다. 그 과정에서 십수억 원대 손실을 감당해야 했다."
개성공단에 입주헸던 녹색섬유 박용만 대표는 "더는 버틸 수 없어 2023년 12월 말 대부분 임직원을 떠나보낸 채 휴업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10일 개성공단과 가장 가까운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 게이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성공단 입주기업 생존권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가동 중단 장기화로 최소한의 생존 비용이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협회에 따르면 개성공단 전면 중단으로 인한 입주 기업들의 피해액은 8173억원으로 파악됐다. 반면 정부가 확인한 피해 금액은 유동자산과 투자자산, 위약금을 합쳐 7087억원 수준에 그쳤다.
정부는 10년 동안 보험금을 합쳐 5787억원을 지원했지만 협회 측은 원자재와 완제품 등 유동자산 피해액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협회는 정부 측에 남은 지원금 813억원을 요청했다.
성현상 만선 대표는 "813억원도 사실은 최소 비용"이라며 "기계설비 사용 금액을 포함하면 더 많은 액수가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조경주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을 비롯해 개성공단기업협회 소속 기업인과 임직원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개성공단 중단 이후 지난 10년간 생존과 재기를 위해 고군분투해 온 현실과 그 과정에서 상당수 기업이 휴폐업에 내몰린 안타까운 상황을 직접 증언했다. 협회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점기업 124개 기업 중 현재 휴업이나 폐업한 곳은 전체 중 32%로 40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조경주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기업 대부분이 폐업한다면 누가 다시 남북 경협에 나설 수 있겠는가. 정부는 개성공단 기업의 실질적인 생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인들은 개성공단의 경제적 이점을 들며 재개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유동옥 대화연료펌프 회장은 "인천 남동공단은 평당 1000만원인 데 비해 개성공단은 15만원 수준"이라며 "개성공단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은 별도 관세가 없다"고 설명했다.
입주기업들은 정부에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실질적인 생존 대책 마련을, 북측 당국에는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공단 방문 승인을, 미국 측에는 기업인들의 자산 점검을 위한 개성공단 방문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절한 역할을 해줄 것을 각각 요청했다.
이와 함께 '북·미 정상회담 추진 및 남북경협 복원 촉구 긴급 기자회견 성명서'를 통해 △북·미 정상회담 및 한반도 평화정착 논의 △남북경협 복원 실행계획 마련 △국제사회의 중소기업 남북경협 노력 지지 및 협력을 촉구했다.
조 회장은 “21세기에 들어 최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남북 간 통신선 단절과 최악의 남북 관계 속에서도 개성공단 기업들은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며 "공단 폐쇄 후 10년이 지난 지금, 대부분 중소기업이었던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생존 자체를 위협받고 있으며 공단 재개 가능성은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개성공단은 2004년 준공된 이후 124개 입주기업이 모인 남북 경협의 현장으로 자리 잡았지만 북한의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사건 등 고비를 겪으면서 2016년 2월 10일 전면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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