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 보고서…"안면인식 기술·위성항법 시스템 등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지난달 반정부 시위가 격화했던 이란에서 당국이 인터넷을 전면 차단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중국의 기술이 있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인권단체 아티클19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최소 2010년부터 이란에 감시 및 검열 기술을 제공해왔다고 밝혔다.
해당 기술에는 중국이 신장 지역의 위구르족에게 적용했던 얼굴 인식 기술이나 미국에 맞선 독자 위성 활용 위치 확인 시스템인 베이더우(北斗)도 포함된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화웨이와 ZTE, 티앤디, 하이크비전 등 중국 기업들과 계약을 맺었고, 이들 기업은 이란에 감시·모니터링 기술 장비 등을 공급했다.
감시 장비 업체 티앤디는 얼굴 인식 기술 장비를 이란 군 산하 기관 등에 공급했으며 화웨이와 ZTE는 '심층 패킷 검사'(DPI) 기술을 제공했다.
DPI란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되는 데이터를 감시하는 도구다. 중국에서는 사람들이 톈안먼 시위나 티베트 관련 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는 데 사용됐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이런 중국과 이란의 감시 인프라 공급 계약은 국가가 절대적인 인터넷 통제권을 가져야 한다는 '사이버 주권' 개념에 기반해 추진돼 왔다고 한다.
중국으로부터 제공받은 기술로 이란은 지난달 반정부 시위가 절정에 달했을 때 국내 인터넷을 거의 완전하게 차단할 수 있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인터넷 차단으로 인해 수많은 사망자와 당국의 심각한 인권 침해가 국제사회에 제대로 알려지지 못했다.
여전히 이란의 인터넷은 정상화되지 않은 상태이며, 산발적인 접속만 허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이란 당국의 인터넷 차단 능력은 중국의 협력을 통해 수십 년 동안 구축된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를 쓴 마이클 캐스터 아티클19 연구원은 "그들은 널리 이용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을 갖고 있으며, 이를 고르고 무기화해 감시와 검열에 매우 창의적인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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