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그리는 휴머노이드는 어떨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상자 속의 양>이 올여름 국내 관객과 만납니다. 수입사 ㈜미디어캐슬은 개봉 소식과 함께 공식 포스터와 예고편을 공개하며 기대감에 불을 지폈는데요.
<상자 속의 양>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휴머노이드’라는 전 세계적인 화두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다시 묻는 신작입니다. 현대 사회의 가족을 꾸준히 이야기해 온 그가 이번에는 한층 새로운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이 작품은 근미래를 배경으로, 아이를 잃은 부부가 아들의 모습을 한 휴머노이드를 집에 들이면서 다시 흘러가기 시작한 가족의 시간과 그 앞에 놓인 예상 밖의 미래를 섬세하게 그려내는데요. 일본 영화로는 <어느 가족> 이후 8년 만에 히로카즈 감독이 각본과 연출, 그리고 편집까지 모두 직접 맡아 완성한 오리지널 작품이죠.
캐스팅 역시 눈길을 끄는데요. 어머니 ‘오토네’ 역에는 일본의 국민 배우 아야세 하루카가 나서 <바닷마을 다이어리> 이후 다시 한번 히로카즈 감독과 호흡을 맞춥니다. 아버지 ‘켄스케’ 역은 일본의 인기 개그 콤비 치도리의 다이고가 맡아 주연으로 스크린에 첫발을 내딛습니다. 이번 작품을 통해 그는 유머를 벗고 깊은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연기에 도전합니다. 두 배우는 죽은 아들과 외모도 목소리도 똑같은 휴머노이드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며 겪는 혼란과 감정의 파동을 밀도 있게 풀어낼 예정입니다.
또한 아이를 잃은 부부의 아들 ‘카케루’와 그의 모습을 그대로 본뜬 휴머노이드 역할은 신예 배우 쿠와키 리무가 맡았습니다. 200여 명이 참가한 오디션을 통해 발탁된 그는 섬세한 표현력과 독보적인 분위기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괴물> 이후 새로운 대형 아역 배우의 탄생을 예고하죠.
공개된 예고편은 어머니 오토네, 아버지 켄스케, 그리고 아들 카케루가 차례로 등장하며 가족의 초상을 먼저 드러냅니다. 카케루가 세 가족을 형상화한 미니어처를 바라보는 장면은 겉모습은 ‘진짜’에 가깝지만 존재 방식은 끝내 ‘진짜’가 될 수 없는 휴머노이드의 조건을 암시하죠. 이어 “다녀와 카케루”, “다녀왔어 엄마아빠”라는 인사가 오가며 다시 시작된 가족의 시간이 결국 어떤 미래로 이어질지 질문을 남깁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다큐멘터리 작업을 거쳐, 장편 데뷔작 <환상의 빛>(1995)으로 본격적인 연출 활동을 시작한 일본의 대표 감독입니다. 이후 그는 혈연만으로 정의되지 않는 가족의 형태, 사회의 주변에 머무는 사람들, 아이의 시선과 상실의 감정을 섬세하고 절제된 시선으로 담아내며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왔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말이 없다>(2013)로 칸영화제 심사위원상, <어느 가족>(2018)으로는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거장으로 자리매김했죠. 최근에는 영화 <괴물>(2023)로 다시 한번 강렬한 울림을 전했고, 넷플릭스 시리즈 <아수라처럼>(2025)을 통해 드라마 연출까지 영역을 넓혔습니다.
‘휴머노이드’라는 소재를 통해 또 한 번 새로운 화두를 던질 <상자 속의 양>은 일본에서 오는 5월 29일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올여름 개봉을 목표로 준비 중인데요. 이번 작품을 통해 히로카즈 감독은 또 어떤 질문을 관객에게 건네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