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박나래를 비롯한 유명 연예인들이 이른바 '주사 이모'로 불리는 무면허 의료업자 A씨에게 불법 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이 이를 근절하기 위한 법안 발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의료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불법 시술 수요자와 알선자에 대한 처벌 규정이 대폭 강화될 조짐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연예계에 만연한 불법 왕진 및 대리 처방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최근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과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며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민 의원의 개정안은 기존 의료법이 시술을 행한 무면허 업자 처벌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불법 의료 행위를 알선하거나 중개한 자, 그리고 해당 장소나 자금을 제공한 조력자까지 처벌 범위를 확정한 것이 핵심이다.
특히 이번 개정안은 연예기획사의 내부 관리 책임을 의무화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소속 아티스트가 불법 시술에 노출되지 않도록 기획사 차원에서 관리·감독 시스템을 갖추게 함으로써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반의 자정 노력을 강제하겠다는 의도다.
의원은 "무면허 의료 행위는 시술자 개인만 처벌해서는 근절될 수 없다"고 지적하며 "공급과 수요의 연결 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입법 취지를 밝혔다.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 역시 수요자 처벌에 초점을 맞춘 의료법 일부개정안을 내놓았다. 서 의원의 법안은 무면허 의료 행위임을 인지하고도 이를 제공받은 사람에게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무면허 시술을 알면서도 시술받는 수요가 존재하는 한 공급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서 의원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연예인들이 "불법인 줄 몰랐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관행에 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입법 움직임은 지난달 불거진 박나래의 불법 시술 의혹이 결정적인 방아쇠가 됐다. 박나래는 무면허 업자 A씨로부터 자택 등에서 상습적으로 불법 시술과 약물 처방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중은 과거 서울 천호동 화재 참사와 코로나19 집단 감염의 원인이 되었던 불법 방문 의료 행위가 유명인의 특권 의식과 결합해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는 사실에 큰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국회의 이번 법안 발의가 연예계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실질적인 계기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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