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에서의 안전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반드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책임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는 여전히 매년 800명 안팎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고 있다. 사망 사고 만인율을 기준으로 보면 전국 평균이 0.39인 반면 경기도는 이보다 높은 0.45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는 노동자 수와 산업재해 사망자 수가 모두 전국의 30%에 육박하는 지역으로 경기도의 산업재해율을 낮추지 않고서는 대한민국 전체의 산업재해율 감소를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경기도는 산업재해 예방을 행정의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현장 중심의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비교적 이른 시기에 노동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노동과 산업안전을 독립적인 정책 영역으로 다루기 시작한 것도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산업재해를 개별 사업장의 책임으로만 보지 않고 지역 차원에서 예방해야 할 과제로 인식한 것이다.
노동안전지킴이 사업은 이러한 정책 기조 속에서 민선 7기부터 현장 중심으로 도입된 산업재해 예방 제도다. 제조업과 건설공사장을 중심으로 산업현장의 잠재적 위험 요인을 발굴하고 개선 방안을 안내·지도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단속이나 처벌보다는 예방과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안전관리 인력과 체계가 취약한 소규모 사업장을 직접 찾아가는 방식은 현장의 여건을 반영한 실천적 접근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사업은 이후 행정 환경의 변화 속에서도 정책 방향을 유지하며 민선 8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산업재해 예방이 단기간의 성과로 판단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라 일관된 방향성과 축적된 현장 경험이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정책 전반에 형성돼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성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해 112명의 노동안전지킴이가 도내 약 2만5천개 사업장을 방문해 10만건이 넘는 위해·위험 요인을 발굴하고 시정 조치를 요구하며 산업현장의 실질적인 안전 수준 향상에 기여했다. 이는 반복 사고 가능성이 높은 작업환경을 사전에 개선하고 사업장의 안전관리 인식을 높이는 데 의미 있는 성과라 할 수 있다.
산업재해 예방은 제도나 규정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현장을 이해하고 노동자와 사업주가 함께 참여하는 과정이 병행될 때 비로소 효과를 낼 수 있다. 경기도의 산업재해율을 낮추는 일은 곧 대한민국 전체의 산업재해를 줄이는 길이다. 현장 중심 예방 정책이 지속될 때 보다 안전한 일터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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