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일본 아마미오시마,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외야수 박정우가 등번호를 바꿨다. 지난해까지 팀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한 박찬호(두산 베어스)의 등번호였던 1번을 달게 됐다.
박정우는 8일 일본 가고시마현 아마미오시마의 아마미카와쇼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솔직히 (박)찬호 형만큼은 할 수 없고 당장 올해 150안타를 치진 못하겠지만, 나도 찬호 형이 성장한 것처럼 성장하려고 찬호 형에게 (1번을 달겠다고) 말해서 달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김일권, 장성호, 심동섭, 최원준(KT 위즈)을 비롯해 여러 선수가 타이거즈에서 1번을 달았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1번 주인은 박찬호였다. 하지만 박찬호가 지난해 11월 두산과 4년 총액 80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하면서 팀을 떠났고, 박정우가 등번호 1번 주인이 됐다.
박정우는 "지난해에 큰 일이 있었는데, 1번을 단다고 또 욕을 먹었다"며 "찬호 형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형이다. 찬호 형이 내게 '왜 너냐, (1번을 달 사람이) 그렇게 없냐'라고 해서 '형의 무게는 제가 짊어질게요'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비록 박찬호는 KIA를 떠났지만, 박찬호와 박정우의 인연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박찬호, 박정우를 비롯해 박치국, 오명진, 박지훈, 안재석(이상 두산), 박민(KIA)이 일본 오키나와에서 미니 캠프를 진행했다. 박찬호는 선수들이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미니 캠프에 참가한 선수 7명의 체류비를 모두 지원했다.
박정우는 "(박)찬호 형이 떠난 것 같지 않다. 밤마다 계속 전화하더라. (두산에) 시킬 사람이 없다 보니까 그런 것 같다. 생일에 선물도 사줬다"며 그리움을 드러냈다.
박정우는 지난해 53경기 62타수 17안타 타율 0.274, 4타점, 출루율 0.400, 장타율 0.306을 기록했다. 수비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한 팬과 언쟁을 벌이며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었다. 결국 8월 2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이후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박정우는 "잔류군에서 지내면서 반성도 많이 했고 세상과 단절하면서 지냈던 것 같다. 부모님과 같이 지내는데, 아버지는 얼굴을 못 들고 다니겠다고 하시고 어머니께도 많이 혼났다"며 "욱하는 성질이 있어서 이제는 그렇게 하지 말아야겠다고 깨닫고 좀 더 차분해지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돌아봤다.
박정우는 올 시즌 우익수 경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나성범이 우익수로 정규시즌 전 경기를 소화하는 건 쉽지 않은 만큼 다른 외야수들의 분발이 필요하다. 박정우는 "김주찬 코치님이 (나)성범이 형이 지명타자로 가면 내가 1번타자 겸 우익수로 나설 수 있다고 하면서도 지금 그렇게 야구해선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며 "김연훈 코치님, 고영민 코치님도 많이 말씀해 주셨다"고 전했다.
박정우가 사령탑에게 항상 듣는 이야기는 심장이 작다는 것이다. 박정우는 "심장이 커지려면 심장보다 머리를 좀 더 써야 하지 않을까"라며 "안 다치고 싶고, 우익수 자리가 많이 탐난다. 가을야구를 한번 해보니까 좋더라. 형들의 도움을 받아서 한 번 더 해보고 싶다"고 다짐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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