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 목표, 다른 처방···정부·서울시 '주택 공급 각자 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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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 목표, 다른 처방···정부·서울시 '주택 공급 각자 노선'

뉴스웨이 2026-02-09 17:02:01 신고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정부와 서울시는 주택 공급 확대라는 공통 목표에는 동의하지만, 공급의 핵심 축을 어디로 삼을지를 두고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공공 주도 공급을, 서울시는 민간 중심 도심 공급을 중심으로 정책을 설계하며 장기적 갈등 가능성이 제기된다.

서울시와 국민의힘은 서울 도심의 공급 여력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이 제시한 '서울 도심 31만 가구 공급' 구상은 민간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주택 공급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주요 재건축·재개발 구역을 대상으로 규제 완화, 구역 지정, 계획 변경 등이 이어지며 민간 주도의 도심 공급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서울시와 야당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여·야·정·시가 참여하는 4자 협의체 구성을 공식 제안했다. 단순한 정책 공감대를 넘어 실제 사업 추진에 필요한 법·제도 개선을 논의하자는 취지다. 협의 테이블에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확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완화, 용적률 상향 등 민간 사업성을 높이는 방안이 올라와 있다. 민간 정비사업이 위축되면 도심 내 대규모 주택 공급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반면 정부는 공공 주도의 안정적 공급 확대에 정책 역량을 집중한다.

노후 공공청사 이전·복합 개발, 국·공유지 활용, 공공 재건축·재개발 등을 통해 상대적으로 예측 가능한 물량 확보를 목표로 한다. 정부는 민간 정비사업이 부동산 시장 과열과 투기 수요를 자극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고 정책 통제력이 높은 공공 개발이 보다 안정적인 공급 수단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도정법 개정안 등 제도 정비에는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지만 민간 정비사업에 대한 용적률 인센티브 확대에는 선을 긋고 있다. 특히 강남 3구 등 한강벨트 재건축 단지의 가격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다. 이 과정에서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를 요구하는 서울시·야당과의 시각 차이는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정책 노선 차이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민간 정비사업은 장기간 사업성을 전제로 추진되므로 정책 일관성이 핵심적이다. 그러나 정부가 공공 중심 전략을 유지하는 동안 민간 사업 관련 논의가 지연되면 조합과 사업 주체들은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된다. 반대로 공공 개발 역시 토지 확보, 사업성, 주민 수용성 등에서 속도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미 이러한 정책 엇박자의 영향이 감지된다. 일부 재건축·재개발 단지에서는 제도 개선 기대와 정책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사업 추진이 지연되거나 관망세가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공과 민간 어느 한쪽만으로는 도심 주택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정책 노선 차이가 장기화될수록 민간 공급 동력이 약화되고, 전체 공급 일정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공공 위주 공급은 한계가 분명하다. 기존 아파트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민간과 공공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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