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올랐는데 실적엔 마이너스?…"회계상 실적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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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올랐는데 실적엔 마이너스?…"회계상 실적 왜곡"

이데일리 2026-02-09 16:56:51 신고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실적 시즌을 앞두고 파생상품 손실이 상장사들의 성적표를 흔들고 있다. 주가가 오른 것이 오히려 실적에 마이너스가 되는 기이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연초 이후 파생상품 손실을 공시한 상장사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2곳, 코스닥시장 9곳 등 총 11개사(코넥스·기타법인 제외)로 집계됐다.

코스피 상장사인 엘앤에프(066970)의 경우 전환사채(CB), 교환사채(E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에서 발생한 파생상품 손실이 2758억원으로, 자기자본의 38.12%에 달한다.

대규모 파생상품 손실로 인해 엘앤에프의 순이익 적자 폭은 확대됐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매출액 2조 1549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1568억원으로 적자 폭을 72% 줄였다. 본업 기준으로는 개선 흐름이 뚜렷했다. 그러나 순손실은 5250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확대됐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파생상품 손실은 실제 현금 유출이 발생하거나 손실이 현실화된 것은 아니다”며 “회계기준상 주식연계채권이 금융부채로 분류되면서 평가손실로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르면 통상 CB 등 주식연계채권은 금융부채로 분류된다. 채권자가 전환권을 행사할 경우 자본으로 전환되지만, 그 전까지는 발행사가 상환 의무를 부담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특히 주가가 오르면 회사가 부담해야 할 금융부채의 공정가치가 커진다. 이 과정에서 최초 전환권 가치와의 차액이 파생상품 평가손실로 재무제표에 반영된다.

엘앤에프의 손실 발생 내역 가운데 제7회 무기명식 무보증 공모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의 경우 행사가액은 5만2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엘앤에프 주가는 9만5200원으로, 이 같은 가격 차이가 신주인수권의 공정가치 변동으로 반영되며 파생상품 평가손실로 인식됐다.

코스닥 시장의 지니너스(389030)도 상황은 유사하다. 지니너스는 지난해 매출 개선과 영업손실 폭 축소를 이뤘지만, 자기자본의 57.7%에 달하는 파생상품 손실(52억원)로 순손실 폭이 확대됐다. 지니너스 측은 “기업가치 상승에 따라 금융부채 평가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지니너스의 지난해 주가 상승률은 154%에 달한다.

파생상품 손실은 분기 말 기준 공정가치를 평가해 반영되는 구조로 주가뿐 아니라 환율 등 여러 변수의 영향을 함께 받는다. 지난해에는 특히 환율 변수가 상장사들의 실적 변동성을 키웠다.

지난해 파생상품 손실을 공시한 상장사는 총 73곳으로 2023년(66곳), 2024년(69곳)에 이어 다시 증가했다. 이 가운데 코스피는 12곳으로 2024년(5곳)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이들 12곳 가운데 9곳이 통화선도거래에서 파생상품 손실을 인식했다.

통화선도는 미래 환율을 미리 고정해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한 수단이지만, 환율이 급변할 경우 오히려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은 9월 이후 가파르게 상승, 연말 기준 1480원대까지 치솟은 바 있다.

주가 연동형 파생상품이 손실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돼 왔지만, 지난해에는 환율 급등과 변동성 확대가 손실의 또 다른 축으로 부상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고환율·고변동성 국면이 이어질 경우 통화선도 손실과 주가 연동형 파생상품 손실이 동시에 실적에 반영되는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통화선도 손실이 반복되는 기업은 환율 리스크 관리 전략을, 주가 연동형 손실이 큰 기업은 자금 조달 구조를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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