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발의한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안 중 약칭을 담은 조항이 논란의 불씨가 되고 있다. 약칭에 충남이 빠지면서 충남이 유야무야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전남·광주 특별법과 대전·충남 특별법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한 목소리를 내야 하는 시점에 이 조항 하나로 양 시도의 균열이 생기는 모양새다.
민주당이 발의한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살펴보면 '충청남도와 대전광역시를 각각 폐지하고, 정부의 직할(直轄)로 충남대전통합특별시(약칭은 대전특별시로 한다)를 다음과 같이 설치한다.'고 명시돼 있다.
약칭일 뿐이지만, 충남 입장에선 대전에 흡수된다는 느낌이 강하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이 충남대전특별시를 대전특별시로, 다시 대전으로 부를 가능성이 크고, 이는 곧 충남이 역사속으로 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하기 때문에 도민들의 우려는 크다.
약칭 문제는 주청사 문제로도 이어진다.
약칭이 대전특별시인 만큼, 주청사가 대전시청이 되고 충남도청이 2청사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상근 충남도의회 의원은 지난 3일 열린 임시회 본회의에서 "약칭을 통해 대전의 상징성을 먼저 고착화한 뒤 청사 소재지를 통합특별시장에게 맡기겠다는 것은 사실상 청사를 대전에 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며 "약칭과 청사 문제는 분리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충남도청 소재지 내포신도시 주민들의 불안감은 크다.
현재 내포신도시 인구는 4만 명이다. 충남도청이 이전한 지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간신히 4만명을 넘긴 수준이다. 1차 정부 공공기관 이전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무늬만 혁신도시란 오명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 행정통합이 이뤄지면 내포혁신도시 발전은 뒷전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
내포신도시 주민 이모(62)씨는 "대전과 충남을 통합하는 것에는 큰 불만은 없으나, 약칭에 충남이 빠지는 건 좀 이해할 수 없다. 대부분 약칭으로 부를 것 아니냐"라며 "내포신도시가 아주 조금은 발전했는데 발전이 멈출까 하는 걱정도 있다"고 말했다.
지역정치권에선 지역 불안감만 커지는 것은 지역민의 의견을 법안에 제대로 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금일(9일) 열린 국회 공청회만 봐도, 현재 민주당은 지역 대표인 김태흠 지사에게 의견 발언 기회조차 주지 않는 등 지역민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고 있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라며 "지금은 여야를 떠나 통합의 주인 도민, 시민을 생각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 여야 국회의원들은 주민 염원이 담긴 특별법안 완성을 위해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내포=김성현 기자 larcz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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