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선 200칸 계약 후 2년 넘도록 설계 미완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서울교통공사는 5호선 새 전동차 구매 건과 관련해 철도차량 제작업체 ㈜다원시스와 박선순 대표이사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9일 고소했다고 밝혔다.
공사는 "다원시스를 상대로 열차 납품 지연 장기화와 계약 위반에 따른 법적책임을 묻기 위해 이날 수원 영통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앞서 공사는 노후 전동차를 교체하기 위해 2023년 다원시스와 5호선 200칸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사업비 규모는 약 2천200억원이다.
다원시스는 올해 2월 대량 생산에 앞서 초도품을 납품하기로 했지만, 경영악화 등을 이유로 한 칸도 납품하지 못했다. 계약상 납기 기한은 내년이다.
또 기초 단계에 해당하는 사전 설계조차 완료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원시스는 계약 과정에서 지급된 선금을 계약 목적과 다르게 사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공사가 지급한 선금 가운데 407억원에 대한 세부 내역을 제출하지 않아서다.
공사는 다원시스가 타 사업의 적자 보전 등 임의 용도로 선금을 유용했다고 보고 선금 반환 청구 및 보증보험 청구 등 법적 회수 절차를 밟고 있다.
2023년 계약 건과 별개로 공사가 다원시스와 2021년 체결한 5·8호선 298칸 계약 건도 납품이 지연되고 있다.
이에 공사는 약 104억원의 유지보수 비용을 추가로 부담하는 실정이다. 기존 노후 전동차를 계속 사용하기 위해서는 중정비 검사와 정밀안전진단 등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공사는 지난달 12일 손해비용 104억원을 다원시스에 통보했으며, 미납부 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통해 비용을 회수할 예정이다.
이 계약 건에 대해서도 선금을 용도 외 사용했다는 의혹도 있다. 선금 가운데 588억원에 대한 세부 증빙자료를 공사에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는 서울시 선금 검증 용역 및 종합감사 결과에 따라 추가 고소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공사는 지난해 7월부터 신조 전동차 제작리스크안정화TF를 구성·가동 중이다. 회계사를 투입해 선금 검증 용역을 진행하고, 법률 컨설팅을 통해 납품 지연과 제작사의 경영 여건 악화 등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아울러 반복되는 납품 지연 문제를 해소하고 품질을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기 위해 올해부터 발주 및 평가 체계를 전반적으로 보완할 계획이다. 제작사의 재무구조 배점을 상향하고 저가 수주 방지 대책을 평가에 반영한다.
공사 관계자는 "민사상 지체상금 부과만으로는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고, 범죄 의혹에 대해서는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사법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며 "노후 전동차로 인한 시민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체 사업의 공정관리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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