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텃밭 광주전남서 제명 정치생명 '아찔'…"분위기 완전 달라져"
(진도=연합뉴스) 형민우 박철홍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외국인 여성 수입'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김희수 전남 진도군수를 전격 제명하면서 지역 정가에도 이른바 '언행 조심' 경계령이 내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은 9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김 군수에 대한 제명을 결정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징계 사유는 2026년 2월 4일 생방송으로 열린 광주·전남 행정통합 타운홀 미팅에서 외국인 여성에 대한 비하성 발언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이라고 밝혔다.
김 군수는 지난 4일 해남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광주·전남 행정통합 '찾아가는 타운홀 미팅'에서 "광주·전남이 통합할 때 인구 소멸 대책을 법제화해서, 정 안 되면 스리랑카나 베트남 등지의 젊은 처녀들을 좀 수입해 농촌 총각들 장가도 보내야 한다"고 발언해 논란을 불러왔다.
답변에 나선 강기정 광주시장이 "외국인 결혼 수입이라는 표현은 잘못된 이야기 같다"고 즉각 바로잡았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베트남 대사관이 전남도에 항의 서한을 보내는 등 외교 문제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자, 전남도는 곧바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여성·이주·인권 단체들도 오는 10일 진도군청 앞에서 규탄 대회를 예고하는 등 김 군수의 발언을 둘러싼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다.
민주당은 이날 긴급 징계권이 규정된 당규 제7호 제32조에 따라 김 군수를 제명했다.
일각에서는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더 이상 끌고 갈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군수의 전격 제명으로 지역 정가는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특히 '민주당 경선이 곧 본선'으로 인식되는 광주·전남 지역 정치 지형상, 당적 상실은 사실상 정치생명의 종결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광주·전남에서 통합시장과 기초단체장 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민주당 인사들 사이에서는 즉흥적 발언이나 자극적 표현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 접어들면서 민감한 질문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피하거나 원론적인 입장 표명에 그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이러한 경향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부 선거 조직 내부에서도 "공식·비공식 발언 모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자체 점검 기류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안은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와 지방선거를 동시에 앞둔 시점에 불거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통합, 인구, 다문화 등 민감한 의제가 잇따라 거론되는 상황에서 후보들의 표현 방식과 언어 선택 자체가 주요 검증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지역 정당 관계자는 "김 군수 사례 이후 발언 하나가 선거 국면 전체에 미칠 파장을 의식하는 분위기가 분명히 달라졌다"며 "정책 경쟁 이전에 언행 검증이 먼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제명이 단일 사건에 그치지 않고, 향후 광주·전남 민주당 단체장 후보군 전반의 선거 전략과 메시지 관리 방식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선거 캠프 내 메시지 관리가 강화되면서 후보 개인의 SNS 입장 표명도 상대적으로 소극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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