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입력된 데이터 거래가 문제의 본질”…이찬진 “빗썸, 제도권 편입 전 정보시스템부터 고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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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입력된 데이터 거래가 문제의 본질”…이찬진 “빗썸, 제도권 편입 전 정보시스템부터 고쳐야”

뉴스로드 2026-02-09 15:03:3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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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뉴스로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빗썸의 대규모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를 두고 “가상자산거래소 정보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이라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가상자산거래소의 제도권 진입은 어렵다”고 못 박았다. 잘못 지급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부당이득 반환 대상이 명백하며, 원물 반환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9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에서 2026년 업무계획을 발표한 뒤 기자간담회에서 “오기입이 가능한 전산시스템 자체에 대해 집중적으로 우려하고 있다”며 “오입력된 데이터로 거래가 실현됐다는 게 문제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단순한 운영 실수가 아니라 거래소 시스템 구조의 근본적 결함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어떤 형태로든 가상자산 정보시스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가상자산시장이) 레거시화, 즉 제도권 편입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이 부분이 해소되지 않으면 거래소 입장에선 인허가 리스크까지 발생하게 하는 규제·감독 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빗썸 사태) 검사 결과를 반영해 가상자산 2단계 입법 때 강력히 보완해야 할 과제가 도출됐다”며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에서 정보시스템 규제가 명확히 반영돼야 한다고 했다.

빗썸이 이벤트 공지에서 1인당 2천원 상당의 ‘랜덤박스’ 당첨금을 지급하겠다고 명시한 점을 들어, 이 원장은 오지급 코인의 법적 성격도 분명히 했다. 그는 “부당이득 반환 대상은 명백하다. 반환 대상인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고, 원물 반환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다만 투자자 책임의 범위는 개별 행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물 반환을 안 해도 되는 사람도 있다”며, 오지급 코인을 받은 뒤 빗썸 측에 실제 발송 여부를 확인한 한 투자자의 사례를 언급했다. 반면 별도 확인 없이 코인을 매도한 투자자들에 대해서는 “재앙적인 상황에 처했다”고 표현했다. 오지급 당시보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른 탓에, 원물 기준으로 돌려줄 경우 상당한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이 원장은 “나머지 사람들은 끝까지 책임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태 예방 가능성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됐다. ‘금감원이 빗썸사태를 사전에 막을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원장은 “담당 인원이 20명이 채 안 되고, 그나마도 가상자산 2단계 입법 작업에 집중 투입돼 있다”며 인력 구조의 한계를 토로했다. 가상자산 감독·검사 인력 확충과 제도 정비가 병행되지 않으면 유사 사고 재발을 막기 어렵다는 취지로 읽힌다.

한편 이 원장은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권한과 역할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현행 자본시장 특사경에 인지수사권을 부여하고, 민생금융범죄 중 불법사금융까지만 직무범위를 확대하기로 금융위원회와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애초 민생금융범죄 전반과 회계감리, 금융회사 검사까지 특사경 직무를 넓혀달라고 요구했지만, 다른 기관들의 반발로 불법사금융에 한정하는 선에서 정리됐다.

이 원장은 “불법사금융 외 영역에서 금감원 특사경 확대를 불편해하는 기관이 많다”며 “나머지 영역은 다수 국민이 요구할 때 입법 환경이 넓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지수사권이 부여되더라도 “수사 착수 전 금융위 수사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수사 개시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사심의위를 금감원 내부에 두자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최종적으로 금융위 통제를 받는 구조로 정리된 셈이다.

수사 주도권 논란에 대해 그는 “누가 주도권을 쥐느냐는 부질 없는 일”이라며 “핵심은 48시간 내 수사 착수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수사 신속성”이라고 강조했다. 인지 후 이틀 안에 수사 개시 여부를 확정해 민생범죄 대응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발언이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금감원의 기관 성격은 국가기관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공공기관 지정에 반대해 온 기존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 원장은 “입장이 바뀐 것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일본 금융청을 예로 들며 “국가기관은 일반 공무원이 아닌 별정직으로 구성되고, 급여 체계와 재정 구조도 다른 독립 기구”라며 “반면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은 국가 정책 방향에 따라 금감원 독립성이 좌우될 수 있어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본인의 개인투자조합 투자와 관련한 이해충돌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소득공제용으로 하고 있다”며 “금감원 감독 대상이 아닌 스타트업·벤처 10∼15곳에 분산 투자하는 형태로, 이해충돌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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