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손성은 기자]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지난해 총주주환원율이 공개되면서 주주환원 경쟁의 축이 ‘규모’에서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 KB·신한·하나는 총주주환원율 50%를 사실상 새로운 기준선으로 끌어올린 반면, 우리금융은 30%대 후반에 머물렀다. 자본 여력이 곧바로 환원 확대로 연결되는 구조를 갖췄는지가 격차를 갈랐다.
◇총주주환원율 50%, 금융지주 새 기준으로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 총주주환원율 50%가 시장의 새로운 기준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24년 각 금융지주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중장기 목표로 총주주환원율 50%를 제시했다. 자본 여력을 확대해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늘리고, 2027년까지 환원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구상이었다.
KB·신한·하나는 이미 목표 달성 단계에 진입했다. KB금융의 지난해 총주주환원율은 52.4%로 기준선을 넘어섰고, 신한금융은 50.2%로 조기 달성했다. 하나금융도 46.8%를 기록하며 50%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반면 우리금융의 지난해 총주주환원율은 36.6%에 그쳤다. 비과세 배당 효과를 반영해도 39.8%로 40%에 미치지 못했다. 2024년 30%대 중반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새 격차가 빠르게 벌어졌다.
◇주주환원 경쟁, ‘얼마나’보다 ‘얼마나 빨리’
4대 금융의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면서 시장의 초점은 환원 규모보다 증가 속도로 옮겨가고 있다. 배당 수준 자체보다 총주주환원율을 얼마나 빠르게 끌어올리는지가 주가 부양의 핵심 변수로 되고 있다.
실제로 2024년에서 2025년 사이 1년간 KB·신한·하나의 총주주환원율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KB금융은 12.6%포인트, 신한금융은 10%포인트, 하나금융은 8.8%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의 상승 폭은 4%포인트에 그쳤다.
모든 금융지주가 자사주 매입·소각을 병행하고 있지만, 증가 속도의 차이는 단순한 집행 규모 문제가 아니다. 환원이 반복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의 차이가 격차로 이어졌다.
◇CET1 연계 구조에서 갈린 전략
4대 금융은 모두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기준으로 주주환원을 설계하고 있다. 다만 CET1과 환원을 연결하는 방식은 금융지주별로 다르다.
KB금융은 CET1 13%를 초과한 자본을 다음 해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자본이 늘면 환원 규모도 자동으로 확대되는 구조다. 신한금융은 중기 목표로 총주주환원율 50%를 전면에 내세우고, 이를 뒷받침하는 조건으로 CET1 13% 이상을 제시했다. 자본보다 환원 목표를 우선 배치한 방식이다. 하나금융 역시 CET1 목표 구간만 충족하면 환원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했다.
반면 우리금융은 CET1 구간별로 총주주환원율 상단을 설정해 둔 구조다. CET1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지 않으면 환원율을 빠르게 높이기 어렵다. 자본비율 관리가 주주환원보다 선행되는 구조다.
◇‘50% 뉴노멀’…속도가 기업가치 가른다
우리금융은 총주주환원율 격차의 배경으로 환원 방식과 집행 시점 차이를 들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4대 금융 중 감액배당(비과세 배당)을 활용한 곳은 우리금융이 유일하다”며 “타 금융지주는 4분기에 환원을 추가 집행해 총주주환원율 50%를 맞췄지만, 우리는 비과세 배당 한도가 있어 추가 집행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의 평가는 속도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금융지주 총주주환원율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50%’는 목표가 아닌 기준으로 인식되고 있다. 주주환원 전략의 실행 속도가 기업가치 제고의 추가 동력으로 작용하는 구조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 30일까지 4대 금융 주가는 최소 71%에서 최대 100.5% 상승했다. 금융지주 주가 랠리는 배당 규모뿐 아니라 총주주환원율 확대 기대가 견인했다. ‘총주주환원율 50%’가 뉴노멀로 자리 잡으면서, 향후 주가 흐름은 누가 더 빠르게 환원 구조를 실행하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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