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국제 인도주의 구호단체 국제구조위원회(IRC)는 예멘 내 식량 상황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즉각 인도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IRC 한국사무소(대표 이은영)는 9일 공개한 정책 보고서 '침묵 속의 굶주림: 예멘의 급증하는 식량 불안정'을 통해 "예멘의 인도적 위기는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 축소로 인해 촉발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 위기가 분쟁의 결과를 넘어 경제 붕괴에 따른 가계 구매력 약화, 인도적 지원 자금의 대폭 삭감, 기후 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구조적 체계 붕괴 단계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예멘은 식량 안보 단계 중 기근 직전인 '긴급 단계'(IPC 4단계) 인구 비중이 전 세계에서 높은 국가 중 하나다.
최근 통합식량안보단계분류(IPC) 전망에 따르면 2026년 초 예멘 인구의 절반 이상인 1천800만명이 극심한 식량 불안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100만명 이상은 생명을 위협받는 수준의 '기아 단계'(IPC 3단계 이상)에 직면해 있다.
IRC는 향후 두 달 내 일부 지역에서 4만명 이상이 직접적인 기근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보고서는 "주요 공여국의 자금 축소 이후 1년 만에 영양 서비스 접근성은 63% 급감했다"며 "의료시설과 영양실조 치료식 공급 센터가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중증 급성 영양실조(SAM) 어린이들이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IRC는 위기 해결을 위해 긴급 재원 복원, 영양 및 식량 지원 서비스의 즉각적인 재가동, 조기 경보 및 식량·영양 감시 체계 회복 등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캐롤라인 세키예와 IRC 예멘 대표는 "대응 공백이 지속될 경우 예멘은 과거 기근 수준의 위기를 다시 반복하게 될 것"이라며 "향후 몇 달 안에 국제사회가 신속하고 집중적인 대응에 나선다면 수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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