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한민하 기자] ‘접근성’만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로 인해 국내 뷰티·패션 시장의 정체성이 사라지고 있다.
9일 와이즈앱 데이터에 따르면 핵심 소비층인 Z세대가 월 평균 4500만회에 달하는 압도적 빈도로 일상 접점 채널에서 소액 결제를 반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Z세대가 한 번에 큰 금액을 지출하기보다 생활권에서 소액 결제를 자주 반복하는 방식으로 소비하면서 브랜드들의 유통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고 보고 있다.
실제 최근 뷰티·패션 브랜드들은 생활 동선 점유를 우선순위로 두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소비자의 구매 결정이 “언제 받을 수 있느냐”에서 “지금 바로 살 수 있느냐”로 이동하면서 물리적 접점 확보가 핵심 전략으로 떠오른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접근성이 높은 채널로의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소비자들이 제품 정보를 온라인에서 충분히 탐색한 뒤 결제는 생활권 내 가장 가까운 지점에서 마치는 방식이 확산되면서다. 이에 따라 브랜드들은 온라인 노출 경쟁과 별개로 생활권 채널 확보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다만 브랜드 경험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업계에서는 최근 소비가 ‘체험’과 ‘구매’로 나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팝업스토어와 플래그십 매장이 브랜드 서사와 체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 반면 실제 구매는 생활권 내 문턱이 낮은 채널에서 이뤄지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변화는 오프라인 인프라의 역할 재편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팝업과 플래그십이 브랜드 경험을 설계하는 공간으로 의미가 커지고 있으나 매출은 생활권 내 판매 거점에서 발생하는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오프라인이 전시 기능과 판매 기능으로 분화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를 뷰티·패션 소비 성격 변화로 해석한다. 자아 표현의 감성 소비로 작동하던 제품들이 필요할 때 즉시 구매하는 소모성 소비재로 이동하면서 브랜드가 구축한 감성 가치보다 결제 편의가 구매 결정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유통의 주도권이 전문 플랫폼 중심에서 생활권 접점 인프라로 이동하며 뷰티·패션 브랜드들은 브랜드 자산을 유지하는 동시에 접근성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감성을 소비하던 시대가 저물고 ‘도구로서의 가치’가 구매를 결정하는 흐름이 강화됨에 따라 브랜드들의 오프라인 전략 재편도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 같은 채널을 통해 소비자들이 이미 정보를 알고 구매만 하는 실용적 소비가 강해졌다”며 “최근 편의점처럼 접근성이 높은 채널에서 뷰티 제품 판매가 확대되는 것도 같은 흐름으로 보인다. 특히 야간·심야 시간대에는 물리적 접근성이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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