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냐, 증여냐" 양도세 중과 석 달 앞두고 갈길 바쁜 다주택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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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냐, 증여냐" 양도세 중과 석 달 앞두고 갈길 바쁜 다주택자들

나남뉴스 2026-02-09 11:55: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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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중과 석 달 앞…
양도세 중과 석 달 앞…"매도냐, 증여냐" 갈길 바쁜 다주택자들[연합뉴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가 석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다주택자들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중개업소에는 다주택자들이 팔려고 내놓은 매물이 늘고 있고, 세무사 사무실에는 앞으로의 세금 변화와 매도 또는 증여 등 최선의 방법을 찾으려는 집주인들의 상담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 이후 주춤했던 다주택자의 주택 처분이 다시 본격화되는 분위기"라며 "집주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반드시 매도가 유리하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에 매도와 증여 등 여러 방법이 동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5월 9일 전 증여보다 양도가 유리…자산 많으면 증여 선택

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세무사 사무소나 은행 VIP 고객 상담 부서 등에서는 다주택자들의 방문 상담이 줄을 잇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에서도 연일 다주택자 압박에 나서면서 매도 또는 증여했을 때 세금 차이 등을 따져보고 주택 수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당장의 세금만 따지면 증여보다는 양도가 유리하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증여로 인한 증여세와 증여 취득세가 높은 데다 5월 9일까지는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가 유예돼 있어서다.

연합뉴스가 우병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에게 의뢰해 분석한 결과 조정대상지역내 2주택을 갖고 있는 A씨가 10년 전 10억원에 매입한 주택을 20억원에 매각한다고 가정할 경우, 5월 9일 이전에는 양도세가 3억2천891만원이 부과된다.

유예 기간 내에서는 기본세율(6∼45%)로 과세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10년 20%)까지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주택을 자녀에게 단순 증여한다면, 자녀가 내야 할 증여세가 6억140만원으로 중과 전 양도세의 2배 수준이다.

여기에 증여 취득세가 2억4천800만원에 달해 증여에 드는 총비용이 8억4천940만원으로 증가한다.

증여 비용이 중과 전 양도세보다 약 5억2천만원이나 높은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이유로 단순히 매도가 유리하다고 볼 수만은 없다는 게 세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주택을 양도해서 발생한 수익을 추후 자녀에게 상속이나 증여로 넘겨줘야 하는 경우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사례의 A씨가 중과 유예 기간인 5월 9일 이전에 1주택을 20억원에 매도하고 양도세(3억2천891만원) 납부 후 남은 자금(약 16억7천100만원)을 다시 자녀에게 사전 증여한다면 현금에 대한 증여세로 4억7천400만원이 부과된다.

주택 매도로 납부한 양도세와 남은 자금에 대한 증여세를 합한 금액은 총 8억300만원. 자녀에게 단순 증여를 했을 때와 비교해 절세 금액이 4천600만원으로 줄어든다.

양도세 중과가 시행된 후에는 오히려 양도보다 증여가 유리할 수도 있다.

A씨가 5월 9일 이후에 이 주택을 타인에게 매도하면 2주택자 중과로 양도세가 종전의 2배에 가까운 6억4천여만원으로 증가한다.

A씨가 이후 매도 가격 20억원에서 양도세(6억4천만원)를 납부하고 남은 차액(13억6천만원)을 다시 자녀에 증여한다면 증여세는 3억5천300만원으로, 양도세까지 합쳐 총 9억9천300만원의 비용이 든다.

단순 증여에 드는 비용(8억4천940만원)보다 오히려 높은 것이다.

A씨가 만약 3주택이라면, 3주택 중과 양도세(7억5천만원)와 증여세(3억1천만원)를 합한 금액이 10억6천만원으로 단순 증여 때보다 2억2천만원 이상 높아진다.

이 때문에 부모의 재산이 많은 경우에는 미래의 증여 또는 상속까지 고려해 여전히 매도 보다는 사전 증여를 택하는 수요도 적지 않을 것으로 세무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현재 양도세 중과가 유예된 상태에서 증여를 선택하는 수요자의 다수는 보유 주택의 가격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보거나 팔기 아까워 자녀에게 물려주려는 목적이 크다.

우병탁 전문위원은 "집을 팔아도 어차피 양도세를 내고 남은 차익을 추후 자녀에게 증여하거나 상속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러 측면에서 사전에 증여하는 것이 낫다고 보는 경우 증여를 선택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라며 "단순 양도세와 증여세 부담 차이만으로 유불리를 따지긴 어렵고 자신이 처한 상황과 목적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급매물 증가에 부모-자녀간 저가 양도도 늘어

양도세 중과 석 달 앞…
양도세 중과 석 달 앞…"매도냐, 증여냐" 갈길 바쁜 다주택자들[연합뉴스]

현재 시장에 급매물이 늘면서 자녀 등에게 주택을 저가 양도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다주택자 B씨도 서초구 방배동의 중소형 아파트를 타인에게 팔지 않고 자녀에게 저가 양도하기로 했다.

저가 양도는 주로 부모와 자녀, 법인과 법인 대표 등 특수관계인간 거래에서 직거래를 통해 시세보다 약간 싸게 매도하는 것이다.

현재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는 매매 신고가액이 최근 3개월 내 거래된 실거래가보다 '30% 낮은 금액'과 '3억원' 가운데 적은 금액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면 정상 거래로 간주해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예를 들어 시세 및 실거래가 20억원 아파트를 자녀에게 양도할 경우 3억원, 또는 30%(6억원) 낮은 금액 가운데 적은 금액인 17억원으로 매매 신고를 할 수 있다.

다만 이때 양도세와 취득세는 시세 수준으로 내야 한다.

시가와 거래가액의 차액이 3억원이 넘거나 시가의 5%(2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넘으면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에 따라 세금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간주해 매매 계약서상의 거래가가 아닌 시가(20억원) 기준으로 과세하기 때문이다.

이때 시가로 과세되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감정평가를 받아 과세 자료로 제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저가 양도는 시세 하락기일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앞으로 급매물이 급증하고, 실거래가 하락하면서 증여성 저가 양도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김종필 세무사는 "저가 양도는 양도세나 취득세 절감 등 절세효과보다는 자녀의 매수자금 부담을 줄여줄 수 있고, 증여세보다 유리하게 주택을 자녀에 넘겨주기 위해 주로 이용되는 방법"이라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된다는 소식에 일반 매도, 증여, 저가 양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주택 수를 줄이려는 다주택자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급매 나오지만 거래 안 돼…"3∼4월까지 매물 늘고 가격 하락"

양도세 중과 석 달 앞…
양도세 중과 석 달 앞…"매도냐, 증여냐" 갈길 바쁜 다주택자들[연합뉴스]

시장에선 일단 5월 전까지 다주택자의 매물이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총 6만141건으로 최근 열흘 만에 7.1% 증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하순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보유세 인상 등 강력한 다주택자 제재를 언급하면서 주택을 처분하려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이번 주 정부가 내놓을 양도세 중과 보완 방안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내 거주 임차인의 임대차 기간만큼 매수자의 실입주를 유예해주는 방안이 담길 경우 매물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강동구 고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현재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쓰지 않는 조건으로 3천만∼5천만원의 이사비(보상비)를 요구하는데 매도가 급한 집주인은 이 돈을 들여서라도 임차인에게 퇴거를 사정하고 있다"며 "정부가 임차인의 임대 기간을 보장해준다면 과도한 이사비 부담 없이도 처분할 수 있는 주택이 늘면서 매물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호가도 하락하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서초구 반포동 등 초고가 주택이 몰린 곳은 다주택자는 물론 고가주택 보유세 증가를 우려한 은퇴자 등 1주택자도 급매물을 내놓고 있다는 게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송파구 잠실에도 현재 고점에서 5천만∼1억원씩 낮춘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거래가 안 된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중개사무소 대표는 "매도자는 급한데 매수자들은 유예 시한이 임박할수록 가격이 더 내려갈 것으로 보고 관망하고 있다"며 "3∼4월까지는 매물이 늘면서 실거래가도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임차인의 임대 기간을 어느 정도 보장할 것이냐에 따라 시장에 나오는 매물 수는 달라질 전망이다.

현재 시장에선 임차인의 갱신권은 제외하고 기존 임대 기간만 인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행 주택임대차법에도 집주인이 직접 거주할 때는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일각에선 임차인의 주거 안정과 더 많은 매물 출회를 유도하기 위해 갱신권까지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갱신권까지 인정할 경우 지침 발표 바로 직전에 신규 전세 계약을 맺은 경우에는 매수자에게 최장 4년(2+2년)가량의 사실상 '갭투자'를 인정하는 격이어서 토허제의 의미가 상실된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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