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개편 벼른 케네디센터에 10만 달러…연방의원들에 20만 달러
미 산업기술 로비단체·빅테크 인사 도움도…2024년 로비액 급증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쿠팡이 미국 워싱턴 정가를 상대로 벌인 전방위 로비 공세의 내역 일부가 미국 매체를 통해 공개됐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8일(현지시간) '미국인 대부분은 사용해본 적 없으나 어쨌든 워싱턴의 플레이어가 된 회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쿠팡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펼친 공격적 로비 활동을 상세히 소개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2024년 설립된 쿠팡의 기업정치활동위원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개편을 벼른 워싱턴DC의 대표 공연장 케네디센터에 10만 달러(1억5천만원)를 기부했다.
케네디센터의 정식 명칭은 '존 F. 케네디 공연예술 센터'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보수 인사 중심으로 물갈이한 이사진이 지난해 12월 이름을 '트럼프-케네디센터'로 변경했다.
쿠팡은 2025년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 및 선거캠프에 19만8천978달러(약 3억원)를 기부했다. 1만5천달러를 기부받은 공화당 제이슨 스미스 연방 하원의원은 무역 사안을 다루는 하원 세입위원회 위원장이다.
쿠팡이 신고한 로비 총액은 2024년 330만 달러(48억원)로 급증했다. 이는 그 전 2년간의 두배를 넘는 규모이며 2025년에는 227만 달러(33억원)를 썼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쿠팡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당시 100만 달러(14억6천만원)를 기부했으며 창업주 김범석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행사에 참석할 수 있었다고 폴리티코는 덧붙였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쿠팡은 한국 시장으로의 미국 기업 진출을 목표로 미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청(ITA)과 유례없는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후 쿠팡은 바이든 전 대통령과 연계돼 있던 로비 업체와의 계약을 끊고 하원 법사위원장 짐 조던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등 미국 정가의 핵심 인사들과 연결고리가 있는 업체 두 곳과 손을 잡았다.
작년 6월에는 로비 업체 한 곳과 추가 계약했다. 지난달 말에는 주요 로비 업체 한 곳과의 계약을 끊었다.
쿠팡에 자문 서비스를 제공했던 한 인사는 폴리티코에 "전방위 공세이고 매우 공격적"이라며 "워싱턴DC에서 오가는 논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경로를 공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또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 같은 미국 산업기술 로비단체와도 손을 잡았고 월마트와 포드 등이 회원사인 전미대외무역위원회(NFTC) 이사회에도 합류했다.
폴리티코는 쿠팡이 빅테크 기업들의 영향력을 통해서도 도움을 받아왔다면서 팔란티어 공동 창업자 조 론스데일이 지난달 22일 엑스에 쿠팡 미국 투자자들의 소송을 지지하고 한국 정부를 비판하는 게시물을 올렸다고 지적했다.
폴리티코는 "표면적으로 보면 외국계 대형 유통업체는 미국 우선의 경제 정책을 펼치는 백악관의 분노에 직면할 수도 있으나 쿠팡은 지난 몇년간 때론 한국 정부와 대립하거나 한미간 무역협상을 복잡하게 하면서 미국과 보조를 맞추는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했다"고 지적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지낸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부회장은 "다른 미국 기업들과 달리 한국에서의 디지털 차별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미국 정책입안자들의 지지를 얻는 데 성공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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