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mès Watch 아쏘 르 땅 보야쥬. 매트 블랙 DLC 코팅 처리한 지름 41mm의 플래티넘 케이스에 ‘승마 세계의 지도’ 모티프를 새긴 블랙 다이얼을 탑재했다. 듀얼 타임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는 인하우스 무브먼트 H1837로 구동한다. 5천만원대. 인트레치아토 가죽 칼라를 더한 블루종 4백88만원 Bottega Veneta.
이석우
SWNA 대표
자기소개를 해달라. 산업 디자이너이며 SWNA라는 디자인 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다.
손목 위에 항상 함께하는 시계는? 업무 시에는 늘 애플 워치 에르메스를 찬다. 레더 스트랩을 여러 개 갖고 있어 다양하게 연출하는 편. 중요한 미팅 등 이벤트가 있는 날에는 독일 워치메이커 융한스의 드레스 워치를 찬다. 케이스의 형태, 돔형 글라스의 곡선이 특별하다. 크라운 디자인도 좋다. 프리 다이빙을 하거나 러닝할 때는 패브릭 스트랩을 더한 태그호이어 워치를 착용한다.
선호하는 시계의 기준은? 메탈 브레이슬릿보다는 레더 스트랩 워치의 따뜻한 느낌을 좋아한다. 가죽, 패브릭은 소재 자체가 시간의 흐름을 반영하지 않나. 자연스러운 에이징이 느껴지는 시계의 편안함이 있다.
화보를 위해 착용한 시계는 어떤가?디자이너로서 미학적 관점에서 평가한다면. 우선 에르메스 워치 고유의 숫자 인덱스 폰트가 특별한 점이 좋다. 더불어 다이얼은 물론이고 가죽 스트랩과 연결된 러그 등에 비대칭 요소가 많음에도 정적이며 정돈되었다. 균형감이 좋다고 느낀다. 나는 보통 디자인을 할 때 본연의 형태(원형)를 탐구한 뒤 꼭 대비를 생각한다. 헤겔의 변증법, 즉 정반합의 관점에서 접근한다. 이 시계 역시 대비의 요소가 있는 동시에 시계 본연의 의미를 잃지 않는 점에서 매력 있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단순한 올 블랙 워치 같지만 가까이 보면 다이얼이 섬세하고 이야기가 많다. 여러 개의 디스크가 레이어드된 구조나 디테일 완성도도 높고.
당신에게 시간이란 어떤 의미인가? 생각을 많이 하는 주제다. 개인적으로 매우 흥미롭고 중요하다. 시침이 구분되어 있듯 시간이 균등하다 여길 수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열역학 제2법칙, 엔트로피 같은 물리적 이야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인간의 뇌가 인지하는 선에서 시간은 매우 탄력적이다. 순간에 대한 몰입의 여부 또는 나이 들어감에 따라 시간이 다르게 느껴지지 않나. 중력의 법칙, 당김이 분명 존재하고 그에 따라 시간도 변화한다. 나에게도 마찬가지고.
드림 워치가 있다면? 딱히 없는 것 같다. 지금 내가 필요로 하고 즐길 수 있는 것이 드림 워치라면 앞서 말한 애플 워치 에르메스의 남성용 더블 레더 스트랩이 출시되면 좋겠다. 액세서리처럼 장식적인 역할을 하는 게 좋은데 내가 알기론 남성 시계에 호환 가능한 모델은 없다. 아쉬움에 직접 만들까도 생각해봤다. 판매하지 않는 거니까 어떤 의미에선 드림 워치겠다.
Jaeger-LeCoultre 40.1×24.4mm 크기의 스틸 케이스에 블루 선레이 브러시드 다이얼을 장착한 리베르소 트리뷰트 모노페이스 1천2백만원대.
김종완
종킴 디자인 스튜디오 소장
자기소개를 해달라. 공간을 설계하는 디자이너. 단순히 형태를 만드는 일을 넘어 그 안에서 사람들이 어떤 시간을 보내게 될지 상상하며 작업한다. 공간은 결국 기억을 담는 그릇이라 생각하며, 그 기억이 오래 남도록 만드는 것이 내 일의 본질이라 믿는다.
소유한 것 중 가장 애정하는 시계는? 아버지께 물려받은 까르띠에 똑뛰 빈티지 워치. 단순한 오브제를 넘어 ‘시간의 유산’처럼 느껴진다. 트렌드와 무관하게 오래 전부터 완성된 비례와 형태를 가지고 있고, 그 시간의 무게가 자연스럽게 손목 위에 얹히는 것 같다. 나에게 ‘잘 만들어진 디자인은 세대를 건너도 의미를 잃지 않는다’는 걸 가장 조용하게 증명해주는 시계이다.
화보를 위해 착용한 시계를 고른 이유는? 디자인의 본질에 대한 태도가 분명하다. 장식을 덜어내고 비례와 구조만으로 완성도를 보여주는 점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닮았다.
디자이너로서 미학적 관점에서 평가한다면? 리베르소의 가장 인상적인 점은 ‘형태에 이유가 있다’는 것. 회전형 케이스라는 구조적 아이디어가 장식이 아니라 기능에서 출발했다는 부분이 특히 그렇다. 나는 디자인에서 설명할 수 없는 형태를 경계하는 편인데, 리베르소는 그 구조 자체가 하나의 논리이자 이야기이다.
시계를 고를 때도 자연스럽게 끌리는 요소가 있다면? 소재의 ‘질감’과 ‘시간이 지났을 때의 표정’을 중요하게 본다. 공간도 시계도 마찬가지다. 지나치게 트렌디한 요소보다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안정적으로 보이는 비례, 단순한 컬러 그리고 손에 닿았을 때의 감각에 끌린다.
당신에게 시간이란 어떤 의미인가? 관리의 대상이라기 보다 쌓여가는 흔적에 가깝다. 어떤 선택을 했고 무엇을 남겼는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시간을 재촉하기보다 잘 머무르게 하는 공간과 물건에 관심이 많다.
올해는 어떤 시간들로 채우고 기록해나갈 계획인가? ‘일의 밀도’를 더 높이고 싶다. 많은 프로젝트보다는 오래 기억될 프로젝트를 만드는 데 시간을 쓰고 싶다. 동시에 개인적으로는 이동 중의 시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도 의식적으로 남겨두려 한다. 그런 시간들이 결국 좋은 디자인으로 돌아온다 믿는다.
드림 워치가 있다면? 특정 모델이라기보다 지금처럼 내 삶의 속도와 잘 어울리는 시계. 너무 앞서가지도 뒤처지지도 않으면서 묵묵히 나의 시간을 함께 견뎌줄 시계라면 드림 워치에 가까운 게 아닐까.
Longines 브랜드를 상징하는 콘퀘스트 컬렉션 탄생 70주년을 기념해 1950년대 후반 아이코닉 모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콘퀘스트 헤리티지 센트럴 파워리저브 워치 6백만원. 코튼 셔츠 33만 5천원 Recto, 셀비지 데님 팬츠 22만원 Cos.
박용민
용민박 스튜디오 대표
자기소개를 해달라. 공간과 브랜드를 함께 설계하는 건축 디자이너다. 기존 공간이 품고 있는 시간의 흔적과 새롭게 개입되는 구조가 충돌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집중한다.
손목 위에 항상 함께하는 시계가 있다면? 특정 모델을 고정해두기보다는 일상과 작업의 리듬에 맞는 시계를 선택한다. 주로 기능과 구조가 잘 드러나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편안해지는 시계를 선호하는 편. 실용성을 위해서는 애플 워치를, 드레스업 시에는 롤렉스 서브마리너를 착용한다. 시계를 통해 스타일을 주장하기보다는 그날의 내 애티튜드를 정돈해주는 존재이길 바란다.
오늘 화보를 위해 착용한 시계를 고른 이유는? 최근 내가 디자인하는 공간과 닮았다고 느꼈다. 이 론진 워치는 다이얼 위 파워리저브 디스크를 통해 실제 기능이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특징인데, 내가 공간을 디자인할 때 기존의 기둥이나 설비, 혹은 실질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전기 배관 등을 의도적으로 노출하는 방식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다이얼, 케이스, 스트랩 등 시계를 볼 때 첫인상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는? 전체적인 비례와 구조, 물성의 균형을 꼽고 싶다. 기계적 구조, 케이스와 다이얼 디자인, 스트랩의 질감 등 다양한 소재가 하나의 질서로 어우러질 때 시계의 인상이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서로 다른 시간과 재료가 공존하며 완성되어가는 공간을 설계할 때와 유사한 원리다.
드림 워치가 있다면? 내가 생각하는 드림 워치는 시간이 지나도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시계다. 기능과 구조, 재료가 균형을 이루고 사용자의 시간과 함께 완성되는 시계를 이상적으로 생각한다. 언젠가는 가죽 스트랩의 파텍필립 칼라트라바를 소유해 오랜 시간을 함께 기록해보고 싶다.
올해는 어떤 시간들을 채우고 기록해나갈 계획인가? 빠르게 소비되는 결과보다는 시간이 지나도 의미가 남는 작업물을 완성하고 싶다. 기존의 흔적과 새로운 구조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프로젝트를 통해 나만의 디자인 언어를 조금 더 명확히 만들려 한다. 또 작년 하반기까지 여러 프로젝트를 바쁘게 소화해온 탓에 올해는 일과 휴식 사이에서 균형 잡힌 시간을 보내고 싶다.
Cartier 산토스 드 까르띠에 듀얼 타임 워치 라지 모델. 스틸 케이스와 브레이슬릿, 선레이 브러시드 앤트러사이트 그레이 다이얼의 매치가 모던하다.
문승지
팀바이럴스 대표
자기소개를 해달라. 가구 디자인을 하는 문승지. 팀바이럴스라는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팀바이럴스는 가구, 공간, 전시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작년 이맘때는 하바구든이라는 가구 브랜드를 론칭해 디렉터로도 활동하고 있다. 우리만의 브랜드를 하고 싶어 오랜 준비 끝에 시작했다.
선호하는 시계는? 까르띠에 시계들. 브랜드와 좋은 인연으로 협업했다. 글로벌 프로젝트로 지역마다 선정된 아티스트가 클래쉬 드 까르띠에 주얼리를 두고 지역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서울을 맡았고. 또 개인적으로 아내와 함께 팬더 주얼리를 소유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계로도 눈길이 간다.
화보를 위해 착용한 시계를 고른 이유는? 산토스 워치를 갖고 싶다. 조형감이 건축적이다. 남성적인 선으로 이뤄진 오브제를 좋아하는 편이다. 일할 때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워크웨어를 선호하는데 그럴 때 매칭하기 좋은 시계라 생각했다. 직업적 특성상 가구의 라인과 디자인적 결이 일맥상통한다고도 느끼고.
디자이너로서 미학적 관점에서 평가한다면? 가구는 물론 공간도 같이 작업하다 보니 항상 시각적으로 견고한 인상을 주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한다. 산토스 워치는 베젤과 러그, 브레이슬릿을 따라 스크루를 그대로 노출해 솔직하게 보여주는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은연중에 자신감을 표현하는 느낌이다.
디자인할 때 즐겨 사용하는 컬러나 재료가 있듯, 시계를 고를 때도 자연스럽게 끌리는 요소가 있을까? 주변을 다 비추는 스틸, 크롬, 실버 등의 소재를 선호한다. 그래서 스틸 워치에 끌린다. 다만 통일된 컬러나 소재라도 변주가 있는 것이 좋다. 이 시계만 보아도 크롬처럼 매끈하게 처리한 영역과 질감을 주어 매트하게 피니싱 처리한 영역이 공존하는데, 그게 마음에 든다. 실제 하바구든의 공간도 하나의 톤으로 통일했지만 그 안에 나무, 돌, 패브릭 등 다양한 소재를 사용했다. 여러 요소가 한 가지 톤 내에서 어우러지는 것. 그것이 공간과 디자인의 밀도를 결정한다 생각한다.
당신에게 시간이란 어떤 의미인가? 내 삶의 1순위이자 가장 중요한 요소다. 사실 강박이 있는 편이다. 시간을 조금이라도 아깝게 흘려보내는 것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그래서 나를 움직이게 만드는 동력 같다.
올해는 어떤 시간들로 채우고 기록해나갈 계획인가? 작년까지는 일을 벌이는 데 최선을 다했다. 이제부터는 그것들을 견고하게 하는 데 시간을 쏟을 것 같다. 오랜 시간 달려와 브랜드를 론칭하고 보니 조직도 커졌고, 디자인 외에 운영에도 관여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경험이 많았다. 새 경험을 한다는 건 더욱 공고히 다져나가는 시간도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래서 올해는 욕심을 내기보다 조금 더 깊게 고민하고,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HAIR&MAKEUP 장해인 ASSISTANT 김서주
더네이버, 패션, 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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