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흔하디 흔한데…" 해외에선 무려 7만 원에 판매한다는 '식재료'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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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흔하디 흔한데…" 해외에선 무려 7만 원에 판매한다는 '식재료' 정체

위키푸디 2026-02-09 10:5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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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이 묻은 상태로 쌓아 올려진 채 판매 중인 생 칡뿌리다. / mujijoa79-shutterstock.com
흙이 묻은 상태로 쌓아 올려진 채 판매 중인 생 칡뿌리다. / mujijoa79-shutterstock.com

아직 찬 기운이 남아 있는 늦겨울과 초봄 사이, 산자락과 야산 가장자리는 유난히 푸른 덩굴로 뒤덮인다. 나무를 감고 올라가 햇빛을 가리며 빠르게 번지는 식물. 한국에서 ‘산림의 골칫거리’로 불리는 칡이다. 굵은 뿌리와 질긴 줄기 때문에 제거 작업도 쉽지 않다. 매년 예산을 들여 뽑아내고 잘라내지만, 다음 해가 되면 또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이 때문에 칡은 한국에서 오래도록 ‘돈 들여 없애는 잡초’로 취급돼 왔다.

하지만 시선을 조금만 바꾸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한국에서 흔하디흔한 칡이, 유럽 한복판 독일에서는 소량으로만 유통되는 고가 식재료로 분류된다. 현지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어 예약 구매나 전문 유기농 상점을 통해서만 만날 수 있다. 같은 식물이지만 대접은 극과 극이다.

한국에선 골칫거리, 독일에선 고급 식재료

독일의 유기농 마켓에 소량 포장으로 진열된 칡 전분 제품이다.해당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재연하였습니다. / 위키푸디
독일의 유기농 마켓에 소량 포장으로 진열된 칡 전분 제품이다.해당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재연하였습니다. / 위키푸디

독일의 유기농 마켓 선반에는 작은 유리병이나 종이 포장에 담긴 칡 전분 제품이 진열돼 있다. 용량은 대부분 50~100g 수준이다. 가격표를 보면 한 번 더 놀라게 된다. 100g 기준으로 적게는 15유로, 많게는 50유로를 넘는다. 한화로 환산하면 2만 원대에서 7만 원대다. 한국 재래시장이나 온라인몰에서 칡즙 한 팩을 몇천 원에 구할 수 있는 현실과는 큰 차이다.

이 가격 차의 출발점에는 유럽연합의 환경 규제가 있다. 유럽연합은 칡의 번식력을 문제 삼아 2015년부터 ‘침입 외래종’으로 분류했다. 자연 생태계를 빠르게 덮어 토착 식생을 밀어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 결과 유럽 내에서는 칡의 재배와 증식이 원천적으로 막혔다. 수입 또한 매우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시장에 풀릴 수 있는 물량 자체가 극도로 제한됐다.

기후 조건도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소다. 독일은 겨울이 길고 여름이 짧다. 칡이 깊고 굵은 뿌리를 키우기에는 환경이 맞지 않는다. 자연 상태에서 자란 칡뿌리는 크기가 작고 수량도 적다. 여기에 가공 과정까지 더해진다. 칡뿌리 100kg을 갈아 침전시켜도 실제 전분으로 얻을 수 있는 양은 약 10kg 안팎이다.

세척, 분쇄, 침전, 건조까지 이어지는 과정도 손이 많이 간다. 유기농 인증을 거치려면 검사 비용과 관리 비용이 추가된다. 이런 조건들이 겹치며 칡은 독일에서 ‘희귀 식재료’라는 위치에 올라섰다.

100g에 7만 원까지 오르는 이유

세척한 칡뿌리와 가공해 얻은 하얀 칡 전분 가루다. / 위키푸디
세척한 칡뿌리와 가공해 얻은 하얀 칡 전분 가루다. / 위키푸디

독일에서 칡 전분은 주로 베이킹이나 고급 요리용 재료로 쓰인다. 맛이 거의 없고 색이 투명해 다른 재료의 풍미를 가리지 않는다. 소스를 만들 때 농도를 잡거나, 디저트에서 젤리 같은 질감을 내는 데 쓰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밀가루나 옥수수 전분과는 다른 식감 때문이다.

여기에 영양 성분에 대한 인식도 가격 형성에 반영된다. 칡은 콩과 식물이다. 이 때문에 식물성 에스트로겐으로 알려진 이소플라본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특히 다이드제인이라는 성분이 눈에 띈다. 같은 무게 기준으로 콩보다 30배 가까이 많고, 갱년기 식품으로 자주 언급되는 석류와 비교하면 수백 배 수준이다. 독일에서는 이러한 성분 구성이 중년 여성 식단에서 언급되며 관심을 끌었다.

엽산 함량도 높다. 칡뿌리 100g에는 약 338마이크로그램의 엽산이 들어 있다. 성인 기준 하루 섭취 권장량의 80%를 넘는 수치다. 이런 정보들이 관련 서적과 식재료 소개 자료를 통해 퍼지며, 칡은 점차 ‘값비싼 자연 식재료’로 자리 잡았다.

‘흙 속의 진주’로 불린 이유

채취가 까다로워 희소성이 높은 야생 칡뿌리의 단면이다. / 위키푸디
채취가 까다로워 희소성이 높은 야생 칡뿌리의 단면이다. / 위키푸디

한국의 옛 기록에서도 칡은 흔한 풀 이상으로 다뤄졌다. 동의보감에는 칡이 체내 열을 식히고 갈증을 덜어주는 재료로 기록돼 있다. 술을 마신 뒤 몸에 남은 열을 내려주는 데 쓰였다는 설명도 있다. 실제로 칡에는 카테킨 계열 성분이 들어 있어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도움을 준다. 이 때문에 칡즙은 예전부터 숙취 해소용으로 알려졌다.

맛 자체는 강하지 않다. 그래서 조리에 쓰일 때 다른 재료를 돋보이게 만든다. 칡 전분을 찬물에 풀어 약한 불에서 천천히 데우면 투명하고 끈기 있는 질감이 만들어진다. 이 특성 덕분에 고급 요리에서는 농도 조절용 재료로 쓰인다. 밀가루처럼 탁해지지 않고, 전분 특유의 냄새도 거의 없다.

 

섭취와 보관, 꼭 알아둘 점

아무리 성분이 뛰어나도 섭취 방법은 중요하다. 생 칡뿌리에는 미량의 독성이 있을 수 있다. 날것으로 먹기보다는 가열하거나 즙을 내는 방식이 안전하다. 콩과 식물에 민감한 체질이라면 소량부터 반응을 살피는 편이 좋다. 식물성 에스트로겐 함량이 높은 편이라 호르몬 관련 질환이 있거나 임신 중이라면 섭취 전 전문가 상담이 권장된다.

보관은 비교적 간단하다. 전분 형태라면 습기만 차단하면 된다. 밀폐 용기에 담아 직사광선을 피한 실온에서 보관하면 1년 이상 품질 유지가 가능하다. 물기만 닿지 않게 관리하면 굳거나 변질될 걱정은 크지 않다.

4컷 만화. / 위키푸디
4컷 만화. / 위키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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