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비자금' 연루 44명 중 42명 당선…'한복 조롱' 후보 낙선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지난 8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 결과 직전 선거에서 다른 당을 지지했던 보수층 유권자 일부가 자민당으로 회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 아사히신문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보수색이 강한 정책을 내세웠던 참정당과 일본보수당을 비례대표로 지지했던 일부가 이번 선거에서는 자민당에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작년 선거에서 비례대표로 참정당에 투표했던 유권자 중 18%, 일본보수당에 투표했던 16%가 이번에는 자민당을 지지했다.
작년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은 참패하며 과반 의석수를 확보하지 못했는데, 그 요인 중 하나로 '일본인 퍼스트'와 외국인 규제 강화를 내세운 참정당 등에게 보수층 표를 뺏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참의원 선거 이후 불과 반년여 만에 치러진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 당시 참정당과 일본보수당에 투표했던 일부 유권자가 자민당을 지지하는 회귀가 일어난 것이다.
이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외국인 정책 등이 보수층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다카이치 정부는 귀화 요건 강화, 영주 허가 때 일본어 학습 수강 의무화, 각종 사회보험료 미납 대책 강화, 강제송환 대상 확대 등의 외국인 규제 정책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도 작년 참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로 제2야당 국민민주당에 투표했던 유권자 중에서도 18%가 이번 총선에서 자민당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작년 선거에서 비례대표로 일본유신회를 지지했던 유권자 중에서도 13%가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에 투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는 '비자금 스캔들'에 연루된 자민당 후보 44명 중 42명이 당선됐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개표 결과 비자금 스캔들 관련 후보 중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간사장 대행, 시모무라 하쿠분 전 의원 등 옛 아베파 중진들을 포함한 비자금 스캔들 관련 후보들이 대거 복귀했다.
이는 지난 2024년 10월 실시된 직전 중의원 선거에서 입후보한 비자금 스캔들 관련자 46명 중 18명이 당선된 것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시모무라 전 의원도 지난 2024년 총선에서는 낙선했으나 이번에 복귀에 성공했다.
지난 2023년 불거진 비자금 스캔들은 자민당의 주요 파벌이 정치자금 모금 행사(파티)를 주최하면서 '파티권'을 할당량 이상 판 소속 의원들에게 초과분 돈을 다시 넘겨주는 방식 등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다.
이 스캔들로 인해 옛 아베파 의원들이 대거 당내 징계를 받기도 했다.
지난 2024년 총선에서는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가 비자금 스캔들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옛 아베파 중진들을 공천하지 않았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이들 중 상당수가 공천 명단에 포함됐다.
다만 한복 차림 여성 등을 조롱해 논란이 됐던 스기타 미오 전 의원은 자민당 비례대표 공천을 받았으나 낙선했다.
스기타 전 의원은 2016년 유엔 회의에 참여했을 당시 "치마저고리와 아이누 민족의상 코스프레 아줌마까지 등장" 등 차별적 발언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나중에 철회했다.
그는 우익 단체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에서 활동하고, 위안부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등 우익 성향 인물로 알려졌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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