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가 직접 닿는 도마는 주방 위생의 시작과 끝이다. 특히 생선을 손질하고 나면 물과 세제만으로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 비린내가 큰 고민거리다. 이는 생선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냄새 성분이 도마의 미세한 칼자국 사이에 깊게 배어들기 때문이다.
억지로 화학 세제를 많이 쓰기보다 식재료가 가진 성질을 이용하면 훨씬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다. 도마 재질에 맞춰 주변에서 쉽게 구하는 천연 재료로 세균과 냄새를 한 번에 잡는 관리법을 소개한다.
나무 도마, 소금과 레몬으로 '삼투압 세척'
나무 도마는 수분을 잘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냄새가 깊게 배고 곰팡이가 생기기 쉽다. 이때는 굵은소금과 레몬을 함께 사용해 보자. 도마 위에 소금을 넉넉히 뿌린 뒤 자른 레몬으로 문지르면, 소금의 거친 입자가 칼자국 속에 낀 음식 찌꺼기를 물리적으로 긁어내는 역할을 한다.
동시에 소금이 세균 속에 있는 수분을 밖으로 끌어내는 성질을 이용해 미생물이 더 이상 번식하지 못하도록 막아준다. 레몬에 들어 있는 신맛 성분은 알칼리성을 띠는 생선 비린내를 중화시켜 냄새를 없애는 데 도움을 준다. 세척이 끝난 뒤에는 너무 뜨거운 물보다는 미온수로 가볍게 헹궈야 나무가 뒤틀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후 그늘진 곳에서 수직으로 세워 말리는 것이 나무 도마를 오래 쓰는 방법이다.
플라스틱 도마, 베이킹소다와 식초의 조합
칼자국이 깊게 파이기 쉬운 플라스틱 도마는 가루 형태의 베이킹소다가 해결사다. 베이킹소다에 물을 조금 섞어 치약처럼 걸쭉한 반죽을 만든 뒤, 칼집이 난 곳을 중심으로 꼼꼼히 문질러보자. 베이킹소다의 미세한 알갱이들이 틈새에 박힌 오염물과 세균을 효과적으로 닦아낸다.
만약 냄새가 유독 심하게 난다면 그 위에 식초를 듬뿍 뿌려주는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 식초의 산성 성분이 비린내의 원인 물질을 녹여 없애주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재질은 나무와 달리 높은 온도에도 강하기 때문에 마지막에 80도 이상의 뜨거운 물로 한 번 더 헹궈내면 열을 이용한 살균 효과까지 챙길 수 있다. 이 과정은 화학 세제 없이도 도마를 뽀득뽀득하게 해준다.
교차 오염 막는 분리 사용과 수직 보관
아무리 깨끗이 닦아도 도마 하나로 고기와 채소를 모두 손질하면 세균이 옮겨가는 '교차 오염'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육류나 생선용, 그리고 채소나 과일용으로 도마를 최소 두 개 이상 나누어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용도별로 색깔이나 재질을 다르게 정해두면 헷갈리지 않고 위생적으로 조리할 수 있다.
사용 후 보관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도마를 바닥에 눕혀두면 닿는 면에 물기가 고여 세균이 다시 자라기 좋은 환경이 된다. 반드시 수직으로 세워 통풍이 잘되도록 해야 한다. 또한 6개월에 한 번씩 식품용 오일을 얇게 발라 코팅해 주면 수분이 나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차단해 도마를 훨씬 오랫동안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