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약재를 활용한 민간요법이나 자가 건강관리법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주변에서 “○○을 달여 먹으면 몸에 좋다”, “시장이나 마트에서 한약재를 사서 끓여 먹어도 된다”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다. 그러나 한의원에서 한의사가 처방하는 한약재와 시중에서 판매되거나 건강기능식품에 들어가는 약재는 관리 체계와 사용 목적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에는 식약공용약재라는 제도가 있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품과 의약품 양쪽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농산물로 동일한 약재라 하더라도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적용되는 기준과 관리 수준이 달라진다.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한약재를 임의로 복용하는 경우 기대한 효과를 얻지 못하거나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한의원에서 사용하는 한약재는 의약품용 한약재로 분류된다. 해당 한약재는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우수의약품 제조·관리 기준) 시설을 갖춘 제약회사에서 생산되며 원료의 재배 환경부터 수확, 가공, 유통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엄격한 관리가 이뤄진다. 또 원산지 확인, 성분 분석, 잔류 농약 및 중금속 검사, 이물 혼입 여부 검사 등을 거쳐 식약처의 기준을 충족한 규격품만이 의료기관에 공급된다.
반면 일반 시장이나 마트에서 판매되는 약재는 대부분 식품용 농산물에 해당한다. 이는 식품으로 섭취하는 것을 전제로 관리되기 때문에 의약품과 같은 수준의 성분 함량, 약효의 균일성, 치료 목적에 대한 안정성까지는 보장되지 않는다. 외형상 같은 약재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 품질과 관리 기준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식약처는 엄격한 심사를 통과한 의료용 한약재만을 한의원과 한방병원에 공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한의원 역시 법적으로 허가된 의료용 한약재만을 사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 대부분의 한의료기관은 제약회사 등 공신력 있는 유통 경로를 통해 한약재를 공급받고 있다. 이러한 관리 체계는 환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장치라 할 수 있다.
문제는 많은 한약재가 식약공용약재로 유통되면서 일반인이 이를 의약품과 동일하게 인식하고 임의로 복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체질, 증상, 복용량을 고려하지 않은 한약재 복용은 효과가 미미할 뿐 아니라 위장 장애, 알레르기 반응 등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다른 약물을 복용 중인 경우에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일부 건강기능식품을 맹신하기보다는 성분과 용도를 꼼꼼히 확인하고 필요할 경우 전문가의 상담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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