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대구·경북 지역에 설치될 경제특구에는 최저임금과 노동시간 규제 등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해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경북 노동자들 다수는 해당 내용과 반대 의견을 가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2024년부터 2025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포인트)
조사 결과를 보면, 경북 지역 직장인 45% 이상은 2026년 적정 법정 최저임금이 최소 월 251만 원(시간당 1만2000원)은 넘어야 한다고 답했다. 월 292만 원 이상(시간당 1만4000원)이어야 한다는 응답은 15.5%였다. 경북 직장인 절반 이상이 최저임금 수준 향상을 요구한 셈이다.
2024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경북 지역 직장인 82.8%가 '2025년 정부와 국회가 노동시간 단축 및 연장근로 상한 설정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전국 평균(77.9%)보다 4.9%포인트 높은 수치다.
노동시간 단축 및 연장근로 상한 설정이 '매우 필요하다'는 경북 지역 응답도 전국에서 최고 높은 수준인 32.2%에 달했다. 경북 직장인 3명 중 1명은 노동시간을 줄이기 위한 정책이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경북 지역 직장인 82.4%는 현재 근로기준법 적용이 되지 않는 노동자들을 위해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직장갑질119는 "경북 지역 노동자들은 대구 경북 지역이 최저임금 예외지역이나 노동시간 완화 특구가 되기를 원하지 않고 있다"라며 "합리적 이유 없이 지역 노동자를 차별하는 것은 최저임금제 실시를 규정한 헌법에도 위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이러한 퇴행적 접근을 용인할 경우 사회적 불평등은 심화되고, 저임금‧장시간 노동이 고착되며, 결국 다른 지역의 노동조건까지 끌어내려 전체 노동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라며 "이번 논란은 단순한 법안 수정이나 철회로 끝날 일이 아니라 노동권을 예외 대상으로 삼는 발상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는 교훈으로 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달 30일 구자근 의원(경북 구미시갑)이 대표발의하고 의원 23명이 공동발의한 '대구경북특별시 설치 및 한반도 신경제 중심축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을 제시했다.
이 법안은 '글로벌미래특구에서는 최저임금법 6조(최저임금의 효력)를 적용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주 40시간 노동을 보장한 '근로기준법' 50조(근로시간) 대신 1주 또는 하루 근로시간을 달리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광주·전남 특별법안에서도 외국인투자기업 노동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 배제 조항이 담겨 있었다. 해당 조항은 논란 끝에 삭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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