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는 이유로 냉장고 속에 식재료를 방치한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이때 일부 식재료는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겉보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색이나 모양이 크게 변하지 않아 먹어도 될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변질을 주의해야 한다. 냉장 보관 중에도 세균이 늘어나거나 상하는 과정은 계속 진행될 수 있다. 지금부터 냉장고에 방치하면 안 되는 식품 4가지를 소개한다.
1. 양배추, 겉모습보다 '냄새'와 '촉감'이 먼저다
양배추는 겉모양의 변화가 느려 오래 보관해도 안전한 채소로 생각하기 쉽다. 칼로 잘랐을 때 속이 하얗게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신선하다고 믿어서는 안 된다. 신선한 양배추는 단단하면서 냄새가 거의 나지 않으며, 은은한 풋내 정도만 느껴진다.
반면 쉰내가 나거나 묘하게 단내, 혹은 톡 쏘는 냄새가 난다면 이미 상하기 시작한 것이므로 먹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양배추를 손으로 눌렀을 때 물렁하거나 끈적한 느낌이 드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는 채소 조직이 무너지며 세균이 번식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를 막으려면 통 양배추는 냉장실에서 최대 2~3주 안에 먹고, 자른 것은 5~7일 안에 먹어야 한다. 자른 단면은 키친타월이나 랩으로 감싸 수분이 날아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특히 심지 부분을 먼저 도려내고 젖은 키친타월을 채워 넣으면 신선함을 조금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
2. 달걀, 껍데기에 가려진 내부 부패 확인법
달걀은 단단한 껍데기에 싸여 있어 안쪽이 상했는지 겉으로만 봐서는 알기 어렵다. 냉장고 구석에 오래 두어 신선도가 의심된다면 몇 가지 방법으로 살펴봐야 한다. 가장 쉬운 방식은 찬물이 담긴 그릇에 달걀을 넣어보는 것이다. 신선한 달걀은 가라앉지만, 상해서 가스 공간이 커진 달걀은 물 위로 둥둥 떠 오른다.
달걀을 깼을 때 노른자가 힘없이 퍼지거나 흰색이 맑지 않고 탁한 경우, 혹은 불쾌한 냄새가 나는 것도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상한 달걀을 잘못 먹으면 배탈이나 식중독에 걸릴 위험이 크다. 특히 껍데기에 미세한 금이 가 있는 것은 세균이 안으로 침투하기 쉬우므로 바로 먹거나 폐기해야 한다.
달걀을 신선하게 보관하려면 온도 변화가 심한 냉장고 문 쪽보다는 안쪽 선반에 두는 것이 알맞다. 또한 뾰족한 부분이 아래로 향하게 두어야 노른자가 중앙에 머물러 신선도가 오래 유지된다. 달걀 껍데기에는 미세한 구멍이 많아 주변 음식의 냄새를 잘 빨아들이므로 냄새가 강한 식품과는 따로 떼어 보관하는 것이 좋다.
3. 사과, 겉은 매끈해도 '멍'과 '갈색 속살' 뒤에 숨은 위험
겉보기에 매끈한 사과라도 손으로 눌렀을 때 움푹 들어가거나 껍질 안쪽이 어둡게 변했다면 부패가 시작된 것이다. 사과에 생긴 작은 멍은 그저 모양이 변한 것이 아니라, 그 틈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곰팡이 침투해 빠르게 번식하고 있다는 증거다. 멍든 부위만 깎아내고 먹는 경우가 많지만, 곰팡이의 미세한 뿌리는 이미 사과 깊숙한 곳까지 퍼져 있을 가능성이 커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사과를 깎았을 때 속살이 전체적으로 갈색으로 변했거나 끈적거리는 진액이 나온다면 아까워하지 말고 버리는 것이 안전하다. 이는 사과 내부 조직이 완전히 무너졌음을 뜻하며, 이를 잘못 먹으면 배탈이나 몸살을 앓을 수 있다. 겉모습만 믿고 샀던 사과라도 속이 비어 있거나 푸석한 느낌이 강하다면 이미 맛과 영양이 모두 사라진 상태이므로 섭취를 피해야 한다.
사과를 신선하게 보관하려면 낱개로 랩에 싸서 냉장고의 채소 칸에 두는 방식이 알맞다. 사과에서 나오는 가스는 다른 과일이나 채소를 빨리 상하게 만들므로 반드시 따로 떼어 보관해야 한다.
4. 깨, 색깔 변하고 기름 쩐내 나면 음식 전체 망친다
음식의 고소한 맛을 살려주는 깨는 개봉한 순간부터 공기와 습기에 노출되어 품질이 빠르게 떨어진다. 깨는 아주 적은 양이라도 상태가 나쁘면 음식 전체의 맛을 해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깨의 색깔이 누렇게 변했거나 회색빛이 돈다면 미련 없이 버려야 안전하다.
오래된 기름에서 나는 쩐내가 나거나 먹었을 때 텁텁하고 쓴맛이 느껴지는 것도 피해야 한다는 신호다. 이는 깨 속에 들어있는 기름 성분이 공기와 만나 상했음을 뜻한다. 상한 기름 성분은 몸에 해로운 물질을 만들어낼 수 있으므로 아깝더라도 바로 치우는 것이 좋다.
고소한 맛과 영양을 온전히 누리려면 보관 방법이 중요하다. 깨는 공기가 통하지 않는 밀폐 용기에 담아 서늘하고 어두운 곳이나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뚜껑을 자주 여닫는 병에 두거나 가스레인지 주변,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두는 조리 방식은 피해야 한다. 온도 변화가 잦은 곳에 두면 습기가 생겨 곰팡이가 생기기 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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