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인도 공장 노동자가 200만권의 도서관을 만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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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인도 공장 노동자가 200만권의 도서관을 만든 이유

BBC News 코리아 2026-02-07 17:26:25 신고

안케 고우다는 어린 시절부터 책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독서의 즐거움을 주고 싶어 했다
Alphonse Vimulraj
안케 고우다는 어린 시절부터 책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독서의 즐거움을 주고 싶어 했다

넓은 건물에 소장된 200만 권의 책은 누구나 무료로 빌려 읽을 수 있다.

이는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주 출신의 은퇴한 설탕 공장 노동자인 안케 고우다가 지난 50년 동안 축적한 재산이다.

79세인 그는 지난달 문맹 퇴치와 학습 증진에 대한 공헌을 인정받아 정부가 수여하는 민간인 훈장인 파드마 슈리를 수상하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의 도서관에는 희귀 성경을 비롯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주제에 관한 책들이 소장돼 있다. 정작 고우다는 책이 사치품일 정도로 농가 출신이다.

그는 BBC에 "저는 시골 마을에서 자랐고, 읽을 책이 거의 없었지만 항상 책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다"며 "책을 읽고 모으며 지식을 쌓아야겠다고 늘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우다 도서관은 카르나타카주 만디아 지구의 작은 마을인 판다바푸라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일반적인 도서관과는 다르다. 고우다 도서관에는 사서가 없고, 책들은 선반과 바닥에 아무렇게나 쌓여 있다.

도서관 차양 아래에는 약 80만 권의 책이 담긴 자루들이 아직 포장도 뜯지 않은 채 쌓여 있다. 고우다의 책 구매에 이어 다른 사람들의 기증을 통해 장서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상황이다.

이곳은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교사와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단골 방문객들은 도서관 구조를 잘 알고 있어 필요한 책을 쉽게 찾아낸다. 혹시 못 찾더라도 고우다는 뭐든지 찾아준다고 방문객들은 전했다.

고우다와 그의 아내, 아들은 도서관 한쪽 구석에서 살고 있다. 도서관은 일주일 내내, 그것도 아주 오랫동안 문을 연다.

고우다의 도서관에는 매우 다양한 주제의 책들이 있다
Alphonse Vimulraj
고우다의 도서관에는 매우 다양한 주제의 책들이 있다
책을 찾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일 수 있다
Alphonse Vimulraj
책을 찾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일 수 있다

고우다는 어린 시절 학교생활과 아버지의 농사일을 병행하느라 정신없이 바빴다고 한다. 그는 책을 사기 위해 부모님과 누나에게 용돈을 자주 달라고 부탁하곤 했다.

그는 인도의 독립 투사들과 정신적 지도자들에 관한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그 매력에 푹 빠졌다.

"독서의 매력은 마치 사탕 같았어요."

그는 한 선생님에게서 영감을 받아 시골 지역의 다른 학생들도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책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는 부모가 준 식비를 모아서 책을 사는 데 자주 쓰곤 했다.

그는 학교를 졸업한 직후 버스 안내원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입사한 지 약 10개월쯤 됐을 때, 그는 우연히 옛 선생님을 만났다. 당시 선생님은 그가 공부를 그만뒀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선생님은 고우다에게 사표를 내고 대학에 가라고 강하게 권했다.

고우다는 그의 조언을 받아들여 칸나다어로 대학원 학위를 취득한 후 판다바푸라 설탕 공장에 시간 기록원으로 입사했다.

그는 월급의 3분의 2를 책을 사는 데 쓰고, 나머지 돈은 식료품과 기타 생필품을 구입했다.

그는 "당시에는 급여가 낮았지만, 물가도 낮았다"고 설명했다.

고우다는 공장에서 33년 동안 근무하면서 칸나다어와 문학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비영리 단체인 칸나다 문학 협회의 회의에 수십 차례 참석했고, 그곳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책을 자주 구입했다.

고우다는 소를 키워 우유를 팔고 보험 설계사로 일하면서 수입을 늘렸다.

문제는 전 세계 책 애호가들에게 익숙한 문제, 즉 넘쳐나는 책들을 보관할 공간을 찾는 것이었다.

그는 "처음에는 책들을 큰 금속 상자에 넣어 보관했고, 이후 집에 책장을 설치했다"며 "그런데 어느 순간, 더 이상 책을 둘 곳이 없어졌다"고 회상했다.

당시 그는 약 5만 권의 책을 소장하고 있었다.

고우다의 소장품에는 희귀 성경들이 포함돼 있다.
Alphonse Vimulraj
고우다의 소장품에는 희귀 성경들이 포함돼 있다.

도움의 손길이 닿은 것은 그의 친구들이 판다바푸라에 사원을 짓고 있던 주류 재벌 하리 코데이를 만나면서다.

고우다의 회상에 따르면, 코데이는 한 사람이 그렇게 많은 책을 소유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믿지 못했다.

"그는 직접 와서 책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러고 나서 제게 무엇이 필요한지 물었습니다. 저는 제 개인적인 돈은 필요 없다고 말했습니다. 제 유일한 부탁은 도서관을 지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코데이는 고우다의 부탁을 받아들였고, 거대한 건물의 건설 비용을 지불했다. 이 건물은 현재 1467제곱미터에 달하는 고우다의 거대한 도서관의 일부가 됐다.

몇 년 후, 지역 국회의원이 당시 주지사였던 HD 쿠마라스와미를 초청해 도서관을 보여줬고, 그는 첫 번째 건물에 부속된 두 개의 건물을 추가적으로 짓는 데 필요한 자금을 승인했다.

최근 주 전역에서 학생과 교사들이 이 도서관을 방문한다. 사립 대학의 조교수인 라비 베타스와미는 자신도 수천 권의 책을 모으는 데 영감을 받았다고 말한다.

"저는 고우다 도서관을 공부 장소로 이용했고, 학생들이 책을 읽고 정리하는 것을 도울 수 있도록 그곳에 데려가기도 했습니다."

정부 대학에서 강의하는 실파슈리 하라누는 해당 자료들이 전문 사서가 정리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소 어수선해 보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고우다는 책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어서 순식간에 알려줄 수 있다"고 말했다.

왜 사서를 고용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고우다는 아무도 그런 제안을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도서관의 미래에 대해 고우다는 철학적인 어조로, 이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유산을 이어받아 발전시켜 나가야 할 때라고 했다.

"저는 제 책임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그럴 기력이 없네요. 이제 정부와 국민들이 이 일을 이어받아 주시면 어떨까요?"

"저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제 이 일은 다른 사람들에게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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