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우니온베를린 팬들이 대규모로 홍염을 터뜨려 경기가 중단됐다. 이미 홍염으로 수많은 벌금을 문 구단은 또 다른 벌금을 낼 걸로 예상된다.
7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의 슈타디온 안 데어 알텐 푀르스테라이에서 2025-2026 독일 분데스리가 21라운드를 치른 우니온베를린이 아인트라흐트프랑크푸르트와 1-1 무승부를 거뒀다. 우니온베를린은 승점 25점으로 리그 9위에 머물렀고, 프랑크푸르트는 승점 28점으로 7위에 자리했다.
많은 축구팀이 으레 ‘열성적인 팬을 보유한’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데, 우니온베를린이야말로 그러한 수식어에 걸맞은 클럽이다. 동독 시절부터 정부의 후원을 받는 대신 일반 시민들의 지지로 유지됐던 우니온베를린은 통일 이후 팬들의 응원 속에 서서히 성장했다. 대표적인 예가 2008년 홈구장 재건축이다. 우니온베를린은 3부리그를 우승하고도 라이선스를 따지 못해 승격을 못할 정도로 가난했고, 2008년에도 심각한 재정난으로 홈구장을 재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런데 팀이 리그 참가가 어려워지는 위기에 놓이자 팬들은 홈구장을 재건축하기 위해 직접 공사에 참여하고, 헌혈을 통해 공사 자금을 마련했다. 그래서 우니온베를린은 ‘피로 세워진 구단’이라는 명예로운 별칭을 얻었다.
우니온베를린은 2018-2019시즌 창단 첫 분데스리가 승격에 성공한 뒤 꾸준히 상승세를 타 2020-2021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현 컨퍼런스리그) 진출, 2021-2022시즌 UEFA 유로파리그 진출, 2022-2023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이라는 믿기지 않는 역사를 써내려갔다. 비록 2023-2024시즌을 기점으로 상승세가 꺾이기는 했지만, 우니온베를린은 분데스리가에서 꾸준히 잔류하며 저력을 보여줬다.
올 시즌은 1966년 창단된 우니온베를린이 창단 60주년을 맞는 시즌이다. 60주년을 분데스리가에서 보내는 팬들의 마음은 이루 말할 데가 없을 것이다. 다만 우니온베를린 팬들은 기쁨을 다소 과격한 방식으로 표현 중이다. 경기마다 홍염을 터뜨리며 관중석을 붉게 물들인다. 함부르크, 바이에른뮌헨, 보루시아묀헨글라트바흐, 장크트파울리와 경기에서 홍염을 터뜨린 문제로 독일축구협회로부터 234,500유로(약 4억 원) 벌금을 징계받았다. 아직 보루시아도르트문트 경기에서의 홍염 문제 결과는 나오지도 않았다.
우니온베를린 팬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번 경기에서도 홍염을 터뜨렸다. 독일 ‘빌트’에 따르면 이번에는 450개가 넘는 홍염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실제로 우니온베를린 팬들이 홍염을 마구 터뜨려 경기장에 연기가 자욱하게 가득찬 탓에 경기가 중단되는 소동도 벌어졌다. 이 역시 독일축구협회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우니온베를린은 소중한 무승부를 건졌다. 후반 38분 나다니엘 브라운에게 벼락같은 발리슛으로 실점하며 패배하는 듯했다. 그러나 후반 40분 프랑크푸르트의 오스카르 호일룬이 라니 케디라를 페널티박스에서 잡아 넘어뜨려 경고누적 퇴장을 당했고, 이 반칙으로 우니온베를린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레오폴트 크버펠트가 마무리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다소 중앙으로 슈팅이 편중돼 카우앙 산투스 골키퍼에게 막힐 뻔했으나 워낙 낮게 깔린 슈팅이어서 공이 카우앙의 겨드랑이 아래로 들어가며 우니온베를린이 득점에 성공했다. 정우영은 선발로 나서 71분 동안 경기를 소화하며 팀 무승부에 기여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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