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상법개정안 임박...게임업계, 경영권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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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상법개정안 임박...게임업계, 경영권 영향은

한스경제 2026-02-07 10: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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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스경제=석주원 기자 |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긴 3차 상법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임박한 가운데 그동안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에 활용해 왔던 기업들의 경영 방침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업계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주주환원 정책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게임업계는 그동안 배당 대신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시행해 왔지만 소각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번 3차 상법개정안이 통과된다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는 유예 기간을 포함해 최대 1~2년 안에 처분해야 할 상황에 처하게 된다.

기업들이 자사주의 처분에 소극적인 이유는 자사주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사주는 기업이 직접 매입한 자사의 주식으로 이 주식은 법적으로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관점에서 총 주식의 수가 줄어든 것으로 여겨진다. 기업의 가치는 그대로인데 주식 수만 줄었으므로 주가가 오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 기업이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을 때는 의결권이 없지만 우호 세력에게 지분을 양도할 경우 의결권이 부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국내의 자사주 매입은 주주가치 제고의 효과가 크지 않다는 보는 시각이 많다.

이번 3차 상법개정안은 매입한 자사주를 1년 이내에 의무적으로 소각하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함으로써 자사주 매입이 실질적 주주가치 제고의 효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

◆ 국내 게임사 자사주 보유 현황

게임업계는 상대적으로 자사주 보유 비율이 낮은 편에 속한다. 시가총액 기준 상위 20위까지의 게임사 중 자사주 비율이 10%를 넘는 기업은 웹젠의 15.99%와 네오위즈홀딩스의 26.31%가 전부다. 뒤를 이어 엔씨소프트가 9.99%, 네오위즈가 9.62%, 더블유게임즈 8.94% 순으로 나타났다.

자사주 보유율이 가장 높은 네오위즈홀딩스의 경우 최대주주의 지분 비율이 45.12%에 달해 자사주를 제외하면 사실상 과반 이상의 의결권이 확보된 상황이다. 4분의 1이 넘는 자사주를 전부 소각하면 주당 순이익이 크게 개선됨으로써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의 요인을 제공할 수 있다.

다만 자사주를 모두 소각할 경우 창업자의 지분이 60%를 넘어서게 되는데 이는 의사결정 구조가 지나치게 대주주에 몰려 있는 형태가 된다. 사실상 견제 장치가 없다는 소액 주주들의 우려를 살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자사주 비율이 9.99%인 엔씨소프트의 경우 창업자인 김택진 대표의 지분이 12.37%밖에 되지 않아 자사주를 전부 소각할 경우 경영권을 노리는 외부 공격에 취약해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실제로 엔씨소프는 지난 2015년 넥슨과 경영권 분쟁 시 자사주를 넷마블 지분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협력 관계를 구축해 대항한 전례가 있다. 엔씨소프트와 넥슨은 2012년 미국 게임사 일렉트로닉 아츠(EA)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김택진 대표가 보유한 지분 14.68%를 넥슨에 매각하며 협력 관계를 구축했었다.

그러나 EA 인수는 결국 실패로 끝났고 2015년 넥슨이 엔씨소프트 경영에 관여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양사가 관계가 악화되기 시작했다. 엔씨소프트는 협력 관계였던 넷마블에 도움을 요청해 넷마블 신주 9.8%를 3800억원에 인수하고 자사주 8.9%를 3900억원에 넷마블에 매각하면서 우호 지분을 늘리는데 성공했다.

3차 상법개정안이 통과되면 이러한 전략적 스와프를 통한 경영권 방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 현재 엔씨소프트의 지분은 김택진 대표 일가가 12.37%,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가 9.43%, 넷마블이 9.05%를 보유하고 있어 3차 상법개정안 통과 이후 자사주 9.99%의 처분 결과에 따라 지배구조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 고민 필요

코스피 5000시대를 성공시킨 정부는 그동안 소수의 대주주 중심으로 흘러갔던 주식 시장의 악습을 개선해 국내 증시를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도 건전한 주식 시장을 만들기 위한 제도 개선 중 하나다.

게임업계는 상대적으로 자사주 비율이 낮고 대부분의 기업들이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높기 때문에 경영계에서 우려하는 경영권 방어의 리스크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주식이 줄어든 만큼 자본금이 감소함으로써 유동성이 악화될 가능성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현재 일부 자사주 소각을 실시하고 있는 기업들의 주가가 기대만큼 오르지 않는다는 점도 게임업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게임사의 주가는 신작 출시 주기와 흥행 여부에 따라 크게 갈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상법개정안이 게임사의 주가나 실적에 미칠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게임업계에서는 배당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과는 거리를 두는 대신 여러 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선호해 왔다”며 “정부가 주가 부양에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만큼 자사주 소각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 주주 배당 등 다른 방식의 주주환원 정책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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