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추적60분' 오늘 방송은 부업사기를 주제로 다룬다. 오늘 방송 정보를 살펴보자.
KBS1 '추적60분' 예고보기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자료 사진. / KBS 제공
국가데이터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국내 부업자 수는 68만 명에 이른다. 2014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수치다. 저성장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부수입, 이른바 ‘부업’은 하나의 생존 전략이 됐다. 근로소득만으로는 안정적인 삶을 꾸리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N잡’, ‘부업’, ‘투자’라는 단어는 이제 일상어처럼 쓰이고 있다. ‘조금 더 벌고 싶다’라는 바람은 더 이상 욕심이 아니라, 생존에 가까운 감정이다.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부업을 빙자한 사기 수법은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 고도화된 방식으로 부업이 절실한 이들을 노리는 이른바 ‘부업 사기’. <추적 60분>은 순식간에 거액의 입금을 유도하는 부업 사기의 실태를 추적했다. 동시에 부업이 필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고액의 비용을 요구하는 ‘부업 강의’ 시장에도 주목했다.
팀미션 사기 구조는 단순하지만 치밀하다. 피해자를 제외한 모두가 한통속이다. 메신저 대화방에 초대된 피해자를 속이기 위해 다수의 인물이 역할을 나눠 연기한다. 일부러 실수를 유도하고, 그 실수에 따른 책임과 죄책감을 강조한다. 이미 투입한 돈과 노력을 포기할 수 없도록 매몰 비용에 대한 불안을 자극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한 게 아깝지 않으냐’라는 말을 반복하고, 입금해야 지금까지 넣은 돈을 받을 수 있다고 끊임없이 요구한다. 피해자들이 사기임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돈이 팀미션 사기 일당에게 넘어간 뒤다.
최경애(가명) 씨 역시 이러한 구조에 빠졌다. 그는 상품평을 작성 해달라는 업체의 전화를 받았다. 본인 돈을 송금해 물건을 구매한 뒤 원금과 수익금 10%를 포인트로 돌려받는 방식이었다. 소액을 송금하고 또 출금을 한 번 해보면서 초반에는 ‘이 정도면 할 만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출금할 수 있다고 했던 포인트는 곧 의미 없는 숫자로 변했다. 남의 일처럼 느껴졌던 보이스피싱은 그렇게 그의 현실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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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전기 공사 일을 하는 용대석(가명) 씨의 사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유튜브 영상 시청을 인증하면 소액의 포인트를 지급하겠다는 제안으로 시작된 부업. 건설 경기 침체로 본업의 일거리마저 줄어든 상황에서 그는 이 일을 기회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팀미션 일당은 계속 용대석(가명) 씨가 실수를 했다며 추가 입금을 해야만 돈을 인출할 수 있다고 했다. 이미 투입한 돈을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에 그는 가지고 있던 아파트와 차를 담보로 대출받아 점점 더 큰 금액을 송금했다. 1억 2천만 원을 입금하라는 요구에 더 이상 응할 수 없었던 용대석 (가명) 씨. 공황에 빠진 그에게 그들이 건넨 마지막 제안은 ‘통장을 빌려달라’는 요구였다. 고수익 부업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제안이 대포통장을 이용하는 사기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3억 2천만 원이 그들에게 넘어간 뒤였다.
<추적60분>은 이러한 팀미션 사기에 가담해 피해자를 모집하는 모집책을 만났다. 팀미션 사기 일당은 국외에 본부를 두고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는 것 같다는 제보자. 그는 잠재적 피해자 한 명을 카카오톡 대화방으로 끌어들여 팀미션 관리자에게 넘기는 대가로 인당 8만 원을 받는다고 말했다. 제작진이 만난 모집책은 피해자 모집 외에도 팀미션 관리자에게 한국인의 카카오톡 계정을 대여해주는 일도 하고 있었다. 메신저 계정조차 돈이 되는 시대, 사람들을 기다리는 덫은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다. 단돈 몇만 원을 벌 수 있다는 부업이 삶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사기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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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몇천만 원 벌려고 욕심낸 것도 아니었어요. 하루면 2만 원에서 5만 원 가까이 벌 수 있다고 그래서.” 팀미션 사기 피해 제보자
◈ 회복의 시간을 빼앗는 연쇄 사기의 고리
팀미션 사기는 피해자의 죄책감을 집요하게 자극한다. ‘혹시 사기가 아닐까’라는 의심이 들 때마다 이를 부정하는 바람잡이들이 등장한다. 강효정(가명) 씨 역시 팀미션 단체 대화방 속 팀원들의 말에 속았다. 점점 커지는 미션 금액에 하차 의사를 밝혔지만, ‘본인 한 명이 지금 빠지면 다른 팀원들도 전부 수익금을 못 받는다’라는 말이 돌아왔다. 함께 미션을 진행하던 다른 팀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 봐도 그는 “끝까지 해보자”라며 되레 효정(가명) 씨를 설득했다. 그 역시 사기 일당의 일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한참 뒤였다. 잇따른 고액 출금이 계속되자 은행에서도 연락이 왔다. 그러나 사기 일당은 이런 상황까지 대비해 놓고 있었다. ‘아는 동생에게 투자한 것’이라고 말하라는 지침대로 은행에 설명하던 효정(가명) 씨는 결국 은행 직원의 설명을 듣고서야 모든 것이 사기였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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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으로 그 정도로 비밀 유지 의무가 있는 일은 흔치 않아요. 그러니까 당연히 그런 ‘민형사상 책임을 진다.’ 이런 거 다 거짓말이고요. 오히려 주변에 말하지 말라고 했다면 그건 믿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박기태 / 변호사
문제는 피해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부업 사기는 한 번 물린 피해자를 다시 노린다. 피해자들의 간절함을 물고 늘어지는 꾼들이 도처에 가득하다. 팀미션 사기로 이미 3,300만 원가량의 피해를 본 정서윤(가명) 씨. 그는 인터뷰 도중 새로 구한 일자리마저 사기라는 것을 알게 됐다.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것 같은 업체의 블로그와 홈페이지를 확인하고 유명 구인 구직 플랫폼에 게재된 구인 공고도 확인했다. 이후 업체와 전자계약서까지 작성했지만, 모두 실제 운영 실체가 없는 사기 구조의 일부였다.
채무겸(가명) 씨는 1차 피해 이후 피해 금액을 복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약간의 금액을 지불하면 피해 금액을 복구할 수 있다는 것.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마지막 희망을 걸어 복구를 의뢰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또 다른 사기였다. 여러 차례 반복된 사기를 경험한 그는 은행에 연락해 사기 일당의 계좌에 지급 정지를 요청했다. 하지만 보이스피싱이 아닌 신종 사기 유형에 조처할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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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피해라는 거는 내가 당할 거라고 생각하고서 당하는 게 아니에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기 피해를 당하는 거예요. 모든 사람이 다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가정하에서 제도 개선이 빠른 시간 안에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채무겸(가명) / 팀미션 사기 피해자
‘짧은 시간 투자로 안정적인 수익’을 약속하는 말은, 불안한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쉽게 설득력을 얻는다. 하지만 현실은 광고에서 말하는 ‘간단한 부업’과는 거리가 멀다. 임성국(가명) 씨는 강의를 들으러 오는 사람들에게 이런 실상을 알리고 싶어 나섰다. 본인이 ‘쿠팡 BM에게 돈을 지불해 문턱 높은 쿠팡 로켓배송 입점을 보장해 줄 수 있다’라는 강사의 말을 믿고 강의를 수강하게 된 임성국(가명) 씨. 알고 보니 공식 채널로 누구나 입점이 가능했고, 입점 계약은 제작진도 승인될 정도로 어렵지 않았다. 해당 업무를 전업으로 해보려 뛰어든 또 다른 수강생도 있었다. 그가 4개월 동안 하루에 10시간 이상씩 작업해 얻은 수익은 약 37만 원 남짓. 그간의 노력 앞에서 허탈함을 감출 수가 없다. 그는 400만 원에 가까운 고액의 수강료를 지불했지만 강사가 약속하는 고수익을 낼 수 없다는 점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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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고액 강의에는 또 다른 문제도 있다. 성공 사례를 조작하거나, 불법에 가까운 행위를 암암리에 가르치는 경우도 있다. 고액 강의 업체에서 근무했던 임도현(가명) 씨는 홍보 과정에서 ‘성공’ 강사의 인터뷰도 돈을 주고 제작한다고 말했다. 신뢰를 얻기 위한 외형부터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강의 내용 역시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든다. 10만 원 상당의 하드디스크를 고가의 소프트웨어가 담긴 것처럼 10,000달러에 들여온 이후 허위 서류를 제출하고 은행을 속이도록 구체적인 양식과 설명을 제공한다고 제보자는 말했다. 장비를 들여오며 내부에 담긴 소프트웨어가 고가라는 이유로 세관이 내용을 확인하지 않는 점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관계 기관은 세관에 제출된 서류가 허위일 경우 관세법 위반과 형법상 문서 위조에 해당할 수 있으며, 적발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합법성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런 사례는 온라인 홍보 현장에서도 반복된다. 광고 컨설팅 업체에 따르면 유튜브 라이브 접속자 수와 실시간 댓글은 일정 비용만 지불하면 얻을 수 있다. 제보자의 설명대로 직접 사이트를 만들고 제작진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해 본 결과 ‘성공 수치’는 쉽게 재현할 수 있었다. 실제 수강생들은 수천 명이 몰린 라이브 방송을 보고 검증된 강의라고 믿게 됐다고 말한다. 제한된 인원만 모집한다는 말에 조급함을 느껴 수강 신청을 했다는 것이다. 성공 사례 역시 조작되거나 도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자신의 사진이 허락 없이 수강생 성공 사례로 도용됐다는 피해자도 등장했다. ‘왕초보의 성공 신화’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교육과 기만의 경계가 흐려진 고액 강의 시장. 여전히 ‘단기간에 고수익을 낼 수 있다’라는 홍보 문구가 남발되고 고액의 수강료를 내고도 수익을 내지 못했다는 수강생들의 호소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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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의 발전 속도는 너무 빠르고 우리가 예전에는 듣도 보도 못한 선수들이 지금 나와서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란 말이에요. 도대체 어떤 법에 적용받아야 할지 법의 정비가 굉장히 필요한 순간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제재나 장치를 하지 않으면 이 사람들의 비즈니스는 계속해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요.”
유현재 /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흔히 접할 수 있는 광고처럼 부업은 정말 누구에게나 열린 기회일까. 불안한 현실을 조금이라도 버티고자 한 선택은 언제부터 사기의 표적이 되었을까. 사람들의 간절함을 파고드는 덫은 점점 더 정교해지고 피해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사기는 이름을 바꿔가며 일상 속으로 스며들고, 피해자들은 끝없이 자신의 선택을 의심해야 한다.
부업이라는 이름 아래 설계된 팀미션 사기, 그리고 부업이 필요한 사람들을 노리는 고액 부업 강의들. 사회의 빈틈을 파고들어 빠른 속도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의 실태를 알아보는 「‘딸깍’하면 돈을 번다? - 2026 부업 사기 보고서」 편은 2월 6일 금요일 밤 22:00 KBS 1TV에서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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