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장동혁 당 대표 체제로 치를 것인지, 아니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할 것인지를 놓고 당내 갈등과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장 대표가 필리버스터와 단식 투쟁을 주도하며 당내 장악력을 높이고, 한동훈 전 대표 제명에 대한 당원 찬성 여론까지 확인되면서 자신감 넘치는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참패를 우려하며 비대위 체제 전환론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오는 2월 19일로 예정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 혐의 1심 선고 결과와 설 연휴 직후 실시될 여론조사가 장 대표 체제 유지 여부를 가르는 결정적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張 24시간 필리버스터·8일 단식으로 입지 강화
장 대표는 최근 여당이 추진하는 '내란전담재판부법' 저지를 위해 24시간 필리버스터와 통일교·공천뇌물 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직접 주도하며 당내 입지를 크게 강화했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밤을 새우며 필리버스터에 나서고, 단식 농성장을 하며 투쟁하는 모습은 보수 진영 지지층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장 대표는 5일 재신임을 묻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내에서는 이를 두고 "지방선거까지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동훈 제명 최고위 의결…당내 그립 더 강화
장 대표의 입지는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징계 처리 과정에서도 확고해졌다. 당 최고위원회는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 의결을 단행했고, 이 과정에서 극렬 당원들의 반응이 장 대표에게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당원들 사이에서는 한 전 대표의 징계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압도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12·3 비상계엄 당시 한 전 대표가 보인 행보, 특히 탄핵 찬성 쪽으로 기운 것에 대한 반감이 1년이 넘도록 수그러들지 않은 것이다.
극렬 당원들은 한 전 대표를 "배신자", "당을 등졌다"라며 지속적으로 비판했다. 최고위 의결로 제명을 밀어붙인 것은 당원 정서를 대변한다는 명분을 확보하는 동시에, 반대파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NBS 여론조사 "국힘 지지층 내 韓 전 대표 제명 긍정+영향 미치지 않을것 68%"
5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가 지난 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74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동훈 전 대표 제명 결정이 향후 당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긍정적 영향' 18%와 '별다른 영향 없음' 35%가 합해 53%로 나타나 과반을 넘었다. 부정적 영향은 35%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 내에서는 '긍정적 영향' 37%와 '별다른 영향 없음' 31%이 합쳐져 68%로 집계됐고 '부정적 영향' 26%로 나타났다.
보수층에서는 '별다른 영향 없음' 36%와 '긍정적 영향' 33%이 합쳐져 69%로 나타났고 '부정적 영향' 26%로 나타나 제명 결정이 당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지표조사(NBS)가 지난 2~4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 1003명을 대상으로 가상번호를 이용한 면접원에 의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공동으로 실시했다. 실사기관은 한국리서치, 케이스탯리서치 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응답률은 15.9%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비대위 전환론 vs 체제 유지론…당내 갈등 잠재
하지만 당내 모든 구성원이 장 대표 체제 유지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비친윤계 의원들과 일부 중진들 사이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금씩 제기되고 있다.
오세훈 "장 대표 자격 잃었다...국민은 변화 요구하는데 고집스럽게 수구 길 가"
오세훈 서울시장은 6일 페이스북을 통해 5일 있었던 장동혁 대표의 '전당원 투표'기자간담회에 대해 정면 비판했다.
오 시장은 이날 "장 대표는 스스로 자격을 잃었다"며 "절대 기준은 민심인데, 국민은 변화를 요구하는데 고집스럽게 수구의 길을 간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는 국민의힘에게 주어진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라며 "제1야당의 운명뿐만 아니라 국민과 나라를 지킬 수 있느냐가 달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심에 갇혀 민심을 보지 못하면 결국 패배한다"며 "그것이야말로 당심을 거스르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장 대표가 원하는 당원 투표 결과가 나온다 한들, 그것이 민심을 거스른다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꼬집었다.
서울시장이라는 무게감 있는 위치에서 현역 당 대표를 공개적으로 "자격을 잃었다"고 표현한 것은 수도권에서의 국민의힘 민심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보여진다. 오 시장은 지방선거에서 서울시를 지켜야 하는 당사자인 만큼, 현 체제로는 승산이 없다는 위기의식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친한계 16명 "한동훈 제명 결정 심각한 해당행위···장동혁 사퇴하라"
친한계 의원 16명은 한 전 대표가 제명된 직후 이날 오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 퇴진을 강력 촉구했다.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대표 발언을 통해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제명 결정은 심각한 해당 행위로 우리 의원들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고 의원은 "명확한 사실관계와 논리도 없이 감정적으로 전직 당 대표의 정치생명을 끊는 건 정당사에 유례 없는 일"이라며 "무엇보다 그동안 당원 게시판 문제에 대해 적극 방어했었던 장동혁 대표가 이번 사태를 주도한 것은 이율배반"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당 대표를 비난했다는 이유로 전 최고위원의 당적을 박탈하는 것 역시 우리당의 비민주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행위"라며 "이런 결정을 하고도 우리가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을 비판할 자격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현 시점에서 직전 당 대표를 제명한다면 당내 갈등이 커지고, 결과적으로 6월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는 건 불가능해질 것"이라며 "현장에서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수많은 당원들은 오늘 제명 결정을 지켜보면서 참담한 심정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당 지도부는 그들의 절박감을 단 한 번이라도 생각해봤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미 모든 언론이 이런 문제를 지속적으로 경고했는데도 제명 징계를 강행한 건 장동혁 지도부가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당의 미래를 희생시킨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거는 져도 좋으니 당권만큼은 지키겠다는 것이 아니라면 이번 결정은 어떤 논리로도 설명하기 어렵다"며 "개인적 이익을 위해 당을 반헌법적이고 비민주적으로 몰아간 장동혁 지도부는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우리당에 가장, 그리고 당장 필요한 일"이라며 장 대표의 퇴진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성원·김예지·김형동·박정하·배현진·서범수·고동진·김건·박정훈·안상훈·우재준·유용원·정성국·정연욱·진종오·한지아 의원 16명이 공동 명의로 입장문을 발표했다.
조선일보 칼럼 "국힘 진작에 망했어야···좀비 정당 죽지 않고 숨 할딱이며 여기까지 와"
김영수 TV조선 보도 고문(前 영남대 교수)은 4일 조선일보 칼럼을 통해 "국민의힘은 진작에 망했어야 했다. 좀비 정당이 죽지 않고 숨을 할딱이며 여기까지 왔다"며 엊그제 국민의힘 의총에서는 육두문자가 난무했다. 한동훈 전 대표의 제명에 대한 당 지도부의 설명을 듣는 자리였다"고 꼬집었다.
김 고문은 "숨을 고르고, 어떻게든 화합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 자리였다"며 "하지만 장동혁계 인사가 '야, 인마 나와'라고 소리치자 한동훈계 의원이 '나왔다. 어쩔래'라고 맞장을 떴다. 뒷골목 깡패들인가. 보수 대표 정당이 어쩌다 이렇게 망가졌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성식 전 의원 같은 합리적 보수주의자는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되어 민주당으로 떠났다"며 "조국 사태 때 민주당 민낯에 질려 찾아온 김경률, 민경우도 쫓겨났다. 그러니 지금 국민의힘을 혁신할 에너지가 어디 있겠나. 실제로 당은 거꾸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대로 가면 6·3 지방선거는 필패다. 장동혁 지도부는 그래도 좋다고 보는 것이다. 당권만 보면 그게 옳다. 하지만 민주당 일당 지배가 도래하면 국민은 큰 고통을 겪을 것"이라며 "역사란 망하긴 쉽고, 전진하긴 힘들다. 조선이 망한 뒤 36년 식민 지배를 겪고, 1300여 년 만에 나라가 두 쪽 나 지금도 그 고통 속에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어쩔 수 없다면 빨리 망하는 편이 낫다. 진영 논리에서 벗어난 유권자가 많아야 한다"며 "같은 편이라고 무조건 찍으면 안 된다. 그래야 보수도 살고, 나라도 산다"고 덧붙였다.
2월 19일 윤석열 내란 1심 선고...장동혁 尹 절연 여부 첫 시험대
오는 2월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 혐의 1심 선고가 장동혁 체제의 첫 번째 중대 갈림길이 될 전망이다. 선고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장 대표가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가 당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당내에서는 1심 선고 이후 장 대표의 '尹 절연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 계엄에 대한 1심 사법부 판결이 나올 경우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대한 입장도 장 대표로서도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만약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 절연을 선택하면 중도층과 비판적 당원들을 끌어안을 수 있지만 친윤 핵심 지지층의 이탈을 감수해야 한다. 반대로 사과를 거부하고 강경 노선을 유지하면 핵심 지지층은 결집하지만 당 외연 확대와 지방선거 승리는 요원해질 수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1심 선고가 나오면 장 대표는 '사과냐, 투쟁이냐'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설 것으로 보이는데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지방선거까지 가는 길이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장 대표가 지난 전당대회 당대표에 당선됐던 과정에서 친윤세력의 도움을 받아 대표가 된 것과 필리버스터와 단식으로 구축한 이미지가 '투쟁하는 보수'인 만큼, 윤 전 대통령 절연은 그동안 쌓아온 정치적 자산을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다는 보는 일부 시각도 있다.
김능구 "현역 광역단체장 움직일 수도···창조적 파괴 속 다시 일어서지 않으면 안돼"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는 4일 오후 폴리뉴스 본사에서 진행한 김능구·차재원의 정국진단 대담에서 "지금 (이재명 대통령의) 60% 정도의 지지율에서는 지난 문재인 정부 때 광역단체장 기준으로 15:2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이전에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과 인터뷰에서 이야기 했는데,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바뀐다는 걸 전제로 선거를 준비해야 된다"며 "금방 말씀하신 2월 19일 설 이후 민심과 윤석열의 1심 선고에서 더이상 지금 이 체제를 고집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준비됐다면 바로, 준비 안 됐다면 2월 말쯤이라도 최후의 어떤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며 "그러면 보수 세력이 본질적으로 아니더라도 바뀌고 있다는 사인을 줘야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것을 촉발해 내는 게 말씀하신 대로 현직 광역단체장들이 연대해서 움직임이 있으리라고 본다"며 "제가 늘 말하는 게 창조적 파괴인데 그 파괴 속에서 다시 일어서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재원 "尹 전 대통령 내란 1심 선고·지방선거 여론조사 가상대결이 분기점"
차재원 부산카톨릭대 특임교수는 4일 오후 폴리뉴스 본사에서 진행한 김능구·차재원의 정국진단 대담에서 "국민의힘의 노선과 관련해서 가장 주목되는 타이밍이 2월 19일이라고 본다"며 "(이날) 윤석열 내란재판 1심 선고가 있고 지방선거 가상대결이 나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수도권과 부산·울산·경남(부울경) 등 주요 격전지에서의 지지율 변화가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는 전국 동시선거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수도권과 부울경의 승패가 전체 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만큼, 이들 지역 여론이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체제 전환 논의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마이웨이 확고' vs '선거 현실 직시'…2월 중순 민심 주목
결국 장동혁 체제의 운명은 2월 중순을 전후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2월 19일 1심 선고 직후 당내 분위기와 설 연휴가 지나고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시점이 체제 유지와 전환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로서는 필리버스터와 단식으로 다진 당내 입지와 한동훈 제명에 대한 당원 지지를 바탕으로 자신의 길을 계속 갈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다. 재신임 기자회견까지 열며 '확고한 마이웨이'를 천명한 만큼, 외부 압력에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정치는 결국 선거이고, 선거는 숫자다. 아무리 당내 장악력이 강해도 민심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방선거 패배는 물론 장 대표 본인의 정치적 미래까지 한순간에 끝날 수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 지방선거에 출마할 후보 당사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폴리뉴스 박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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