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인, 무채색 겨울 바다에 '레드 한 방'… 칙칙함 날려버린 빨간 가방의 도발에서 보여준 레드 포인트가 일상의 활력이었다면, 이번 곽현주컬렉션에서의 한재인은 작정하고 힙한 에너지를 쏟아냈다. 오랜만에 찾은 서울패션위크 현장에서 그녀는 단순히 옷을 입은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질감을 충돌시켜 하나의 예술 작품을 완성했다. 무심하게 셔터를 누르는 손끝마저 패션의 일부가 되는 순간이다.
체크와 데님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정답은 '둘 다 입기'
상체에 걸친 아우터는 그야말로 텍스처의 전시장이다. 탄탄한 중청 데님 베이스에 소매 부분만 큼지막한 타탄체크 셔츠를 이어 붙인 해체주의적 디자인은 한재인의 자유분방한 이미지와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소매 끝단의 거친 컷오프 디테일은 공들여 꾸몄지만 전혀 애쓰지 않은 듯한 '에포트리스(Effortless)' 감성을 극대화한다.
퀼팅 스커트의 반전, 보온성과 스타일링 두 마리 토끼 사냥
하의로 선택한 카키색 퀼팅 디테일은 자칫 가벼워 보일 수 있는 스트릿 룩에 묵직한 계절감을 더한다. 투박할 수 있는 패딩 소재를 짧은 길이감으로 소화해 다리 라인을 시원하게 드러낸 선택이 영리하다. 여기에 무릎까지 오는 스웨이드 소재의 웨스턴 부츠를 매치해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룩에 와일드한 무드를 한 스푼 얹었다.
런웨이 조명도 이기는 광채, 메이크업은 거들 뿐
어두운 쇼장에서 유독 빛나는 건 화려한 조명 때문만은 아니다. 정돈된 피부 결 위에 얹어진 은은한 핑크빛 치크와 촉촉한 립 글로즈는 복잡한 레이어링 룩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굵은 웨이브 헤어 사이로 살짝 보이는 레이어드 목걸이들은 그녀가 디테일 하나 놓치지 않는 '진짜' 패셔니스타임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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