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보고·논의도 안 된 문건 언론보고 알아…누가 유출했는지 엄정 조사"
비당권파 "鄭, 진짜 몰랐는지 밝히고 사과해야"…합당 논의 중단 요구도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박재하 안정훈 기자 =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 갈등이 연일 격화하고 있다.
합당 시 혁신당 측 인사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지명하는 것 등의 내용이 담긴 민주당 사무처의 내부 문건이 6일 한 언론에 보도된 것을 계기로 당권파와 합당에 반대하는 비당권파 친명계가 충돌했다.
비당권파는 '합당 밀약설이 확인됐다'는 취지로 공세에 나섰으나 정청래 대표는 실무적으로 작성된 문건이 유출된 사고라면서 선을 그었다.
한 언론은 이날 '합당 절차 및 추진 일정 검토(안)'이란 제목의 민주당 문건을 보도했다.
문건에는 이번 달 27일 내지 다음 달 3일까지 합당 절차를 마무리하는 일정표와 함께 통합 지도부 구성 시 혁신당에 지명직 최고위원 등 배분 비율을 합의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고 이 언론은 전했다.
이에 비당권파인 강득구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공개 발언에서 "합당 추진 일정이 상세하게 짜인 문건이 나왔다"며 "이 문건이 사실이라면 합당 밀약이고, 이 부분에 대해 전적으로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명선 최고위원도 "정 대표가 밀실 졸속 합당 의혹에 대해 당원에게 공식 사과해야 한다"며 "이번 합당 제안이 처음부터 결론을 정해놓은 '답정너' 합당이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또 "문건에 지방선거 공천권까지 제공하려 했다는 내용까지 들어가 있다고 한다"며 "밀실 합의가 아니면 성립하기 어려운 일정이고, 밀실에서나 가능한 합의 내용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왜 선거 앞두고 (국민도) 별로 크게 호응하지도 않고 당내 엄청난 분란·반대가 있는 이런 합당을 계속해서 우기느냐"며 "그러니까 자꾸 이상한 의심들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언주·강득구·황명선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합당 이후 지분 등 구체적인 내용이 문건에 담긴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며 합당 논의 중단을 재차 촉구했다.
박홍근 의원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 대표가 늦어도 다음 주 초까지는 합당 논의를 전면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상황이 악화하면 '지방선거 이후 합당 재논의'라는 원칙에 뜻을 같이하는 최고위원 등을 중심으로 한 조직적 결집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경고했다.
한준호 의원 역시 회견에서 "정 대표에게 합당 추진 전과정의 경위를 당원과 국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청하고, 긴급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한다"고 했다.
당내 친명계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논평을 내고 "합당 일정과 방식, 지도부 구성 등이 포함된 내부 문건을 작성한 것은 충격적"이라며 "모든 합당 추진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대표는 최고위에서 합당 관련 문건에 대해 "정식 회의에 보고되지도, 논의되지도 않고, 실행되지도 않았던 실무자 작성 문건이 유출되는 일종의 사고가 있었다"며 "사무총장이 누가 유출했는지 엄정하게 조사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오해를 살 수 있는 내용인데 저도 신문을 보고 알고 최고위원 누구도 알거나 보고받지 못한 내용"이라며 "이 부분을 철저히 조사하길 바란다"고 했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최고위 뒤 기자들과 만나 해당 문건에 대해 "제가 합당 절차나 과거 사례를 실무자와 상의해 문건이 만들어진 것"이라며 "문건에는 합당 관련 일반적 절차와 그동안의 합당 사례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건의) 합당 주요 쟁점으로 당명과 지도체제, 당헌·당규를 어떻게 할지 등을 논의하게 돼 있다"며 "이 논의 가지고 밀약설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또 "문건이 지난달 27일경 실무적으로 작성된 이후 대표나 최고위에 보고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최고위 비공개회의에서 합당 문제뿐 아니라 최근 임명된 이진련 민주연구원 부원장 인선을 두고서도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충돌했다.
정 대표와 가까운 문정복 최고위원은 "내가 부원장을 추천했다"고 언급했고, 강득구 최고위원은 "이런 사람을 추천하느냐"고 맞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 부원장이 20대 대선 경선에서 이낙연 전 총리를 지지한 점을 근거로 비명(비이재명)계 인선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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