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알렉스 퍼거슨 경이 말했다고 알려진 경구로, 아무리 위대한 선수라도 팀의 기강이나 분위기를 해치면 가차없이 내보내야 한다는 지론이 담겨있다. 이와 비슷한 뉘앙스의 문구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나왔다.
6일(한국시간) 영국 ‘BBC’는 사우디 프로페셔널 리그 대변인의 성명을 공개했다. 해당 성명은 “사우디 프로 리그는 모든 구단이 동일한 규칙에 따라 독립적으로 운영된다는 간단한 원칙을 중심으로 구성된다”라며 “최근 이적 활동을 보면 한 팀은 자신들의 방식으로 선수단을 강화했고, 다른 팀은 다른 접근 방식을 채택했다”라며 특정 세력이 특정 팀에 더 많이 간섭하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알나스르에 합류한 이래 팀과 완벽한 협응을 보였으며, 구단 성장과 비전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다른 경쟁자들과 마찬가지로 승리를 원하는 선수”라며 “하지만 아무리 중요한 선수라도 자신의 구단을 넘어서는 결정을 좌우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호날두에게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라는 경고를 보낸 셈이다.
호날두는 최근 알나스르, 알이티하드, 알힐랄, 알아흘리 등을 보유한 사우디 국부 펀드(PIF)가 특정 소유 팀에 더 많은 투자를 한다는 이유로 경기를 뛰지 않았다. 그는 지난 3일 알리야드와 경기에서 명단에 없었는데, 현지 매체는 호날두가 카림 벤제마 이적 건에서 불공평함이 드러났다며 해당 경기를 보이콧했다고 전했다.
벤제마는 최근 알이티하드와 재계약 과정에서 구단과 갈등을 겪었다. 알이티하드는 초상권 수익을 제외한 연봉은 없을 거라는 이상한 계약 조건을 들이밀었다. 사실상 방출 통보에 가까운 처우에 벤제마는 경기 출전을 거부하며 다른 팀을 물색했고, 사우디 알힐랄로 이적하며 새 도전에 나섰다.
호날두는 벤제마가 굳이 알이티하드를 떠나 알힐랄로 간 게 PIF의 차별 대우를 보여주는 예시라고 해석했다. 호날두는 2023년 겨울 알나스르 이적 후 메이저 대회 무관의 아픔을 지녔는데, 올 시즌에는 알힐랄과 치열한 리그 우승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알힐랄이 3위 알나스르(승점 46)보다 1경기를 더 치른 상황에서 승점 50점으로 1위에 위치해있다. 벤제마는 6일 이적하자마자 선발 출전해 해트트릭으로 알힐랄의 알오크두드전 6-0 대승을 이끌었다. 알힐랄이 사우디 리그 최상급 공격수인 벤제마를 영입한 게 호날두의 심지를 자극했을 수 있다.
다만 알나스르의 팀 연봉이 알힐랄보다 한참 높은 수준이라는 현실을 외면한 지적이며, 그러한 상황을 만든 건 2억 유로가 넘는 연봉을 수령하는 본인의 탓도 있다. 호날두는 알리야드전만 불참한 뒤 알나스르 팀 훈련에는 정상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7일에 있을 알이티하드와 홈 경기 출장 여부는 불투명하다.
사우디 리그는 이번 사태에 대해 호날두에게 명백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며 호날두가 현업에 전념하기를 바랐다. 호날두가 사우디 리그에 불만을 가진 게 사실로 드러난 이후 포르투갈 매체 등에서는 그가 사우디를 떠나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유력 행선지는 로스앤젤레스FC(LAFC) 혹은 인터마이애미다. LAFC로 가면 손흥민과, 인터마이애미로 가면 리오넬 메시와 ‘세기의 만남’이 성사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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