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시간이 청소년의 음주와 전자담배, 대마초 사용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아동기에 학대나 방치 등 심각한 역경을 경험한 청소년에게는 가족 식사만으로는 충분한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함께 제시됐다.
미국 터프츠대학교 의과대학 마지 스키어(Margie Skeer) 교수 연구팀은 6일 학술지 Journal of Aggression, Maltreatment & Trauma에 발표한 연구에서 12~17세 청소년 2090명과 부모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 분석 결과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식사 중 의사소통 수준과 즐거움, 디지털 기기 사용 여부 등을 기준으로 가족 식사의 질(Family Dinner Index–Child, FDI-C)을 평가하고, 최근 6개월간 음주·전자담배·대마초 사용 여부와 아동기 역경 경험(ACE)을 함께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가족 식사의 질 점수가 1점 상승할 때마다 청소년의 음주 경험은 17%, 전자담배 사용은 9%, 대마초 사용은 17%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동기 역경 경험이 없는 청소년의 경우 같은 조건에서 물질 사용 감소 폭은 음주 34%, 전자담배 30%, 대마초 34%로 더 컸다.
반면 학대·방치·가정폭력 등 아동기 역경 점수가 4점 이상인 청소년에서는 가족 식사의 질과 물질 사용 간 유의미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집단의 경우 가족 식사만으로는 위험 감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스키어 교수는 “중요한 것은 식사의 횟수나 음식의 종류가 아니라, 식사 시간을 통해 형성되는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와 상호작용”이라며 “가족 식사는 청소년 물질 사용을 줄이는 실질적이고 실행 가능한 방법이지만, 심각한 스트레스와 역경을 경험한 청소년에게는 정신건강 지원이나 추가적인 가족 개입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가족 식사의 ‘빈도’보다 ‘정서적 질’이 청소년 건강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향후 청소년 예방 정책과 가족 중심 개입 전략 수립에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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