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아트뮤지엄에서 전시 중인 '인상파, 찬란한 순간들'에서 볼 수 있는 클로드 모네의 대표작 '수련이 있는 연못'이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말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고가에 낙찰된 모네의 작품과 분위기와 시점이 매우 흡사해서다. 때문에 관람객들 사이에서 "노원에 전시된 이 작품의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라는 궁금증도 나오고 있다.
인상주의는 1874년 프랑스 파리에서 모네가 르누아르, 드가 등과 함께 개최한 전시에서 발표한 '인상, 해돋이'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한 비평가가 이를 혹평하며 '인상주의자의 전시'라고 부른 표현이 오히려 새로운 미술 사조의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서양 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한 화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모네는 1890년대 이후 하나의 대상을 반복적으로 탐구하는 연작(連作)에 몰두했다. 같은 풍경을 시간과 계절,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빛과 색의 변화로 포착하며 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한 것이다.
모네는 건초더미 연작 이후 생의 말년까지 수련(睡蓮) 연작에 집중해 약 250점에 달하는 작품을 남겼다.
모네의 수련 연작은 국제 경매 시장에서 꾸준히 최고가를 경신해 왔다. 2021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는 모네의 '수련'이 약 7040만달러(당시 약 805억원)에 낙찰됐다. 이 작품은 같은 해 '이건희 컬렉션'으로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수련이 있는 연못'과 주제와 제작 시기가 유사해 주목을 받았다.
최근에도 수련 연작의 고가낙찰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또 다른 ‘수련이 있는 연못’이 약 3900만달러(약 671억 원)에 낙찰된 사실이 알려지며 다시 한 번 화제를 모았다. 이 작품은 현재 노원아트뮤지엄에 전시 중인 작품과 분위기와 형식 면에서 유사해 관람객들의 관심을 더욱 키우고 있다.
노원아트뮤지엄에 전시된 '수련이 있는 연못'은 모네가 1907년에 제작한 작품으로, 크기는 101.5×72cm다. 생 슈피겔 컬렉션이 예루살렘 재단에 기증한 소장품으로, 수련 연못에 비친 하늘과 구름을 선명한 윤곽 대신 색의 번짐과 자유로운 붓터치로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형태는 점차 해체되고 색채가 화면을 주도하며, 모네 후기 회화의 실험성과 미술사적 전환점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시 현장 해설을 맡고 있는 이정한 도슨트는 "모네의 수련 연작은 시간이 흐를수록 예술적·시장적 가치가 동시에 축적되는 작품"이라며 "국내 공공 미술관에서 이 시기의 모네 원작을 직접 감상할 수 있다는 점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미술계에서는 해당 작품이 현재 시장에 나온다면 수백억 원대 가치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번 전시는 판매 목적이 아닌 국제 대여 작품이다. 가격을 떠나서 인상주의와 현대 회화로 이어지는 미술사의 흐름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 더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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