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라는 단어도 있고 두부도 한 모 두 모 하고 세니까 익숙해서일까. '포모'가 우리말인가 싶기도 하다. 이런 신소리로 글을 시작하는 것은 이 낱말을 알파벳 표기까지 생략한 채 쓰는 때를 봐서다. 포모가 뭔가. 'fear of missing out'의 머리글자를 따 FOMO다. 2021년 3월 국립국어원 새말모임은 포모 증후군(FOMO Syndrome)이라고 이를 소개하고, 대체할 우리말을 '소외 불안 증후군'으로 정했다. '대세에서 소외되거나 남들보다 뒤처지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현상'은 이때 내놓은 포모 증후군의 뜻이다. 포모는 그래서 <대세에서 소외되거나 남들보다 뒤처지는 것에 대한 불안>으로 정리된다. 불안은 원래 감정이니까.
이 포모 '주가'가 '낱말 시장'에서 치솟고 있다. 국내 증시 상황과 연결된 단어 수요는 앞으로도 우상향 그래프의 일관성을 나타낼 수 있다. 다만 소외공포, 소외 공포, 소외공포감, 소외 공포감, 소외될 수 있다는 공포, 소외에 대한 두려움, 기회상실 공포, 기회상실 우려처럼 여러 글에서 보이는 우리말 뜻풀이는 일관성과는 담을 쌓은 듯 현란하기 짝이 없다. 이쯤 되면 대체어로 제시된 <소외 불안>은 머쓱해질 수밖에 없다. 말이란 게 사람들이 써야 말이 되지 안 쓰면 말이 안 되잖나. <소외 불안>의 포모는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지 두고 볼 일이다.
돌이켜 보면 제법 길다. 포모의 역사 말이다. 2012년 1월, 이런 외신이 국내에 보도됐다. 미국 언어학자들이 '2011 올해의 단어' 후보로 올린 낱말에 포모가 있다는 내용이다. 포모는 소셜미디어를 하면서 느끼는 기회 상실과 소외에 대한 두려움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포모가 나타난 것은 더 오래전이다.『포모 사피엔스(FOMO SAPIENS)』를 쓴 패트릭 J. 맥기니스가 2004년 하버드 경영대학원 학생 신문에 이 말을 처음 소개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설명하는 기사에서 '포모가 오늘날 옥스퍼드 사전에 등재될 정도로 지배적인 현상이 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는 작가의 말은 새롭다. 포모는 오늘도 거침없다. 놓쳐서(소외돼서) 외려 좋다는 조모(JOMO. joy of missing out)는 아직 포모의 상대가 못 된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국립국어원 다음은 말 - https://www.korean.go.kr/front/imprv/refineView.do?mn_id=158&imprv_refine_seq=20927&pageIndex=1
2. 연합뉴스, [신간] 호모 씨피엔스·포모 사피엔스 (송고 2022-01-05 10:04) - https://www.yna.co.kr/view/AKR20220105047100005
3. 연합뉴스, 유혹의 시대에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한 절제의 원칙들 (송고 2020-04-15 07:23) - https://www.yna.co.kr/view/AKR20200414085000005
4. 표준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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