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장 배당·강혜경 진술 의존'…명태균 무죄에 체면 구긴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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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장 배당·강혜경 진술 의존'…명태균 무죄에 체면 구긴 검찰

연합뉴스 2026-02-05 17:12: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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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씨 측 "기소 답 정해놓은 무리한 기소 비판"…검찰 "항소 검토"

취재진 질문 답하는 명태균 취재진 질문 답하는 명태균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5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법에서 열린 1심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6.2.5 image@yna.co.kr

(창원=연합뉴스) 이준영 기자 = 총선과 지방선거 공천을 대가로 거액의 돈거래를 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이 모두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검찰이 체면을 구겼다.

특히 수사 초기부터 검사 없는 수사과에 사건을 배당해 늑장 수사 논란을 빚은 데다 이른바 '명씨 황금폰'을 찾지 못해 시간을 허비하는 등 수사 의지가 약했고, 핵심 증인인 김 전 의원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 씨 진술에 의존한 무리한 수사였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창원지법 형사4부(김인택 부장판사)는 5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명씨와 김 전 의원에게 각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두 사람에게 모두 징역 5년을 구형하고, 명씨의 증거은닉 교사 혐의는 징역 1년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명씨와 김 전 의원 사이 돈거래를 두고 검찰이 주장한 "정치 자금 기부와 공천 대가"라는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재판부는 "명씨와 김 전 의원 사이에 공천 대가에 관한 어떤 약속을 했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명씨가 김 전 의원에게 요구한 건 당협사무소 인사와 운영 권한일 뿐 경제적 이익은 아니었던 점에 비춰 세비 절반이 공천 대가나 그 사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장과 함께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경북 고령군수와 대구시의원 예비후보로 출마한 A, B씨에게서 지방선거 공천 추천과 관련해 2억4천만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돈이 처음 수수된 2021년 8월은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10개월 앞둔 시점이었고 각 정당에서 공천에 관한 구체적 준비를 하지도 않은 시점이었다"며 "당시 A, B씨가 선거 출마를 확정하지도 않은 것으로 보이고 김 전 의원이 A, B씨 공천을 위해 노력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명씨 역시 유력 정치인과 교류하는 정도에 불과해 공천에 영향을 끼칠 정도의 영향력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검찰 공소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명씨가 수사 과정에서 처남에게 황금폰을 포함한 휴대전화 3대와 이동식저장장치(USB) 1개를 은닉하도록 지시한 혐의에 대해서만 증거를 은닉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해 유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황금폰은 검찰이 명씨를 기소하기 전 명씨 자택 등을 압수수색 할 때 명씨 집 장롱에 있었는데도 발견하지 못했고 기소된 후에서야 명씨가 자진 반납하면서 뒤늦게 증거은닉 교사 혐의를 추가했다.

명씨 측은 공판 과정에서 증거은닉 혐의를 부인하며 "황금폰은 장롱을 열면 그대로 있었는데도 검찰은 발견을 안 한 것인지, 못 한 것인지 알 수 없다"며 검찰 수사를 비판하기도 했다.

창원지검 창원지검

[연합뉴스 자료사진]

검찰은 수사 초기부터 이 사건을 9개월 동안 검사가 없는 수사과에 배당해 수사 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수사과는 창원지검 사무국 소속으로, 검사 없이 수사관들로만 구성돼 있다.

여기에는 통상 검사가 직접 수사할 만큼 사건이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사건이 배당된다.

검찰 수사관들이 검사 지휘를 받아 사건을 수사한 뒤 경찰처럼 검사에게 송치하는 개념이다.

창원지검 수사과는 2024년 초 참고인 신분으로 명씨를 한 차례 불렀을 뿐 이후 명씨를 조사하지 않다가 2024년 10월 본격적으로 '명태균 의혹'이 제기되자 사건을 형사4부로 배당하고 명씨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 했다.

특히 수사 과정에서 이 사건을 폭로한 강씨 진술에만 주로 의존하면서 명씨가 김 전 의원 등과 공모해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밝혀내지 못했다.

이를 두고 검찰의 무리한 수사였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명씨 측 변호를 맡은 남상권 변호사는 "이 사건이 세간 이슈가 되자 검찰이 기소라는 답을 정해놓고 사건을 몰고 간 것으로 전형적인 수사권 남용이라 할 수 있다"며 "공판 과정에서 강씨와 김 전 소장 등 증인 진술이 대부분 증거가 없고, 모순돼 무죄는 필연적 결과"라고 말했다.

검찰은 항소 여부에 대해 "항소 여부를 포함해 입장문을 낼지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l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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