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박강규 정치전문기자]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공천 경선에서 당원투표 50%·일반 여론조사 50%라는 기존 규칙을 유지하기로 했지만 실제 공천 과정의 무게중심은 예비 경선(컷오프)와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겉으로는 ‘룰 유지’지만 구조적으로는 중앙당의 관리·통제력이 강화되는 방향이라는 평가다.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최종 경선은 당규에 따라 50대50을 적용하되, 예비 경선 단계에서는 공관위가 당원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경선 방식을 설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최종 투표 비율은 고정하되 후보 압축 단계에서 중앙당과 당원의 영향력을 크게 반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된다.
컷오프 단계는 공천의 ‘사실상 본선’으로 불린다. 특히 후보 난립 지역이나 인지도 격차가 큰 지역에서는 컷오프를 통과하느냐 여부가 공천 성패를 좌우한다. 이 단계에서 당원 평가와 중앙당 판단 비중이 커질 경우, 최종 경선의 50대50 구조는 형식적 장치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중앙당 공관위의 공천 범위 확대까지 겹치면서 권한 집중 흐름은 더욱 뚜렷해졌다. 국민의힘은 인구 50만 명 이상 자치구·시·군 단체장과 국회의원 선거구가 세 곳 이상인 지역의 경우 중앙당 공관위가 일괄 공천하도록 당규를 개정할 방침이다. 지방조직이나 시·도당의 자율성은 줄고 중앙당이 공천 전반을 설계·조율하는 구조가 강화되는 셈이다.
당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경선 룰 논쟁을 피해 가면서 실질적 통제력을 확보한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심 비중을 70%로 높이거나 지역별 차등을 두는 방식은 외부 비판과 내부 반발을 동시에 불러올 수 있는 반면, 컷오프와 공관위 권한 강화는 제도적으로 눈에 덜 띄면서도 효과는 크다는 것이다.
정점식 정책위의장이 “지역별로 차등을 둬도 실익이 크지 않다”고 선을 그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당심·민심 비율을 둘러싼 공개 논쟁 대신 공천 구조 자체를 통해 당 지도부의 전략적 선택지를 넓히겠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국민의힘의 이번 결정은 ‘룰은 유지하되, 과정은 관리한다’는 방식으로 요약된다. 최종 경선에서는 당심과 민심의 균형을 강조하지만 그 이전 단계와 공천 권한 배분에서는 중앙당의 영향력을 강화해 선거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계산이다.
지방선거가 임박할수록 컷오프 기준과 공관위 구성, 심사 방식이 또 다른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50대50이라는 숫자보다 그 숫자에 이르기까지 누가 어떤 기준으로 후보를 걸러내느냐가 이번 지방선거 공천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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