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거친 바닷바람도 손여은의 정갈한 아우라 앞에서는 숨을 죽였다. 지난번 손여은, 타협 없는 화이트 펌프스 승부수… 머리부터 발끝까지 ‘무결점 톤온톤’에서 보여준 날 선 에지 대신, 이번에는 대지의 기운을 머금은 부드러운 컬러웨이로 승부수를 던졌다. 차가운 콘크리트와 대비되는 그녀의 스타일링은 마치 한 편의 수채화처럼 바다 풍경 속에 녹아든다.
이 구역의 분위기 깡패는 나, 테트라포드도 잊게 만든 구조적 실루엣
베이지 톤의 셋업은 자칫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위험이 있지만, 손여은은 구조적인 디자인의 자켓을 선택해 영리하게 돌파했다. 어깨 라인부터 가슴까지 이어지는 독특한 컷아웃 디테일은 별다른 액세서리 없이도 충분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정적인 풍경 속에서 인물의 선을 명확하게 잡아주는 이런 선택이야말로 진정한 '꾸안꾸'의 정석이라 할 수 있다.
꽃무늬 원피스와 데님, 촌스러움과 힙함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잔잔한 플로럴 패턴의 미니 원피스 아래로 투박한 데님 팬츠를 레이어드한 감각이 예사롭지 않다. 자칫하면 '응답하라' 시리즈로 회귀할 법한 조합이지만, 화이트 리본 가디건으로 시선을 위로 끌어올려 도회적인 터치를 가미했다. 부풀어 오른 구름 아래에서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까지도 계산된 스타일링의 일부처럼 느껴지는 대목이다.
매서운 칼바람에 대처하는 자세, '생존템'도 패션으로 승화시키다
바다의 변덕스러운 기온 변화에 대처하는 그녀의 무기는 투박한 블랙 패딩이었다. 화사한 이너 룩 위에 툭 걸친 오버사이즈 아우터는 오히려 그녀의 가냘픈 실루엣을 강조하며 보호 본능을 자극한다.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는 명제를 넘어,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자신만의 무드를 잃지 않는 여유로운 태도가 룩의 완성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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