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김동민 기자] 르노 그랑 콜레오스가 중고차 시장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출시 초기 얻었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사라졌다. 대신 신차를 구매한 사람들이 내뱉는 피눈물 섞인 탄식만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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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만 원대 매물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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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플랫폼 ‘엔카닷컴’에 2천만 원대 그랑 콜레오스가 등장해 충격을 주고 있다. 2024년 10월식 하이브리드 에스프리 알핀 2WD 모델이며 주행거리는 9,514km로 매우 짧다. 하지만 판매가는 2,790만 원에 불과하다. 신차 대비 61% 수준이다.
바꿔 말하면 신차 가격 대비 1,777만 원이 증발했다. 수입차보다 못한 감가율을 보였다. 물론 해당 차량은 프레임 교체 이력이 있는 사고차다. 하지만 출고된 지 불과 1년 4개월 된 국산 SUV 가격 하락세로는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에스프리 알핀은 그랑 콜레오스 중 최상위 트림에 해당한다. 전용 휠과 디자인 요소가 적용된 고가 사양이다. 그럼에도 중고차 가격 방어는 실패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고차임을 고려해도 하락 폭이 지나치게 크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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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고 차도 시세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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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전혀 없는 깨끗한 매물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2024년 11월식 하이브리드 아이코닉 2WD 모델이 3,290만 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주행거리는 2만 4,393km를 기록하고 있으며 보험 이력조차 없는 깨끗한 무사고 차량이다.
아이코닉은 핵심 편의 사양이 대거 포함된 그랑 콜레오스 주력 트림이다. 그럼에도 신차 가격과 비교하면 882만 원이 낮아졌다. 중고차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아야 할 매물임에도 가격 폭락을 피하지 못했다.
중형 하이브리드 SUV로 수요가 많은 그랑 콜레오스지만 브랜드 파워를 극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매물 적체 현상이 심화하면서 가격은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지금이 살 타이밍”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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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오너들 집단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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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시세를 보면 심각성이 더욱 도드라진다. 3만 km 미만 무사고 기준 2024년식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 평균 시세는 3,103만 원에서 3,752만 원이다. 신차 대비 평균 감가액은 600만 원대에 달한다. 감가율은 기본 20%를 웃돈다.
경쟁 모델인 기아 쏘렌토나 현대 싼타페 감가율이 10% 내외인 것과 비교하면 처참한 성적이다. 누리꾼은 격앙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용자는 “1년 만에 1천만 원 가까이 손해 보는 게 말이 되느냐”라며 분노했다.
“이럴 거면 차라리 감가 없는 쏘렌토를 샀을 것”이라는 의견도 다수다. 르노코리아 서비스 네트워크나 부품값에 대한 불신도 감가를 키우는 원인으로 꼽힌다. 중고차 시장 불황까지 겹치면서 그랑 콜레오스 잔혹사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신차급 하이브리드 SUV를 3천만 원 초반에 업어갈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나중에 되팔 때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저렴한 가격에 현혹될지 아니면 미래 가치를 고려할지는 소비자 선택이다.
김동민 기자 kdm@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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