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작은 과자 ‘휘낭시에’는 금융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금괴처럼 생긴 디저트를 즐기던 데서 유래했습니다. ‘휘낭시에 카페’는 이처럼 경제와 금융을 맛있고 쉽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고자 합니다.
사회 초년생부터 은퇴자까지, 어렵게만 느껴지는 금융 개념을 금융 전문가들과 함께 차근차근 풀어갑니다. 일상 속 금융을 이해하는 작은 지식들이 쌓여 언젠가는 금괴 같은 든든한 자산이 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부담 없이 들러 한 조각씩 지식을 맛보세요.
【투데이신문 최예진 기자】 전날 코스피가 53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증시가 축제 분위기로 들썩일 때, 남몰래 가슴을 치는 이들이 있습니다. 주가 하락에 배팅한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입니다.
최근 일부 인버스 상품의 수익률이 마이너스 80%를 넘겼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수가 떨어져도 생각만큼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지수가 10% 떨어지면 내 수익률도 당연히 10% 올라가는 것 아냐?”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입니다.
매달 빠져나가는 롤오버 비용부터 실제 가치와의 틈새인 괴리율까지, 인버스 투자자를 눈물짓게 하는 숨은 변수들이 곳곳에 숨어있기 때문입니다. 하나은행 권현경 PB부장과 함께 왜 인버스를 오래 들고 있으면 내 돈이 없어지는지, 불장에서 살아남는 정교한 투자법을 짚어봤습니다.
Q. 최근 증시가 급하게 오른 만큼 변동성도 커지고 있어 인버스 ETF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이 상품은 무엇인가요?
인버스 ETF는 주가가 떨어질 때 거꾸로 돈을 버는 ‘청개구리’ 같은 투자 상품입니다. 특히 많은 투자자가 찾는 ‘인버스 2X’ 상품은 주가가 1% 떨어지면 2% 상승을 추구하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우리가 평소 주식을 사고팔 듯이 스마트폰 앱을 통해 매수와 매도를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Q. 매수와 매도가 쉽지만, 상품 구조를 이해하기 복잡한데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부분을 짚어주신다면요?
‘괴리율’과 ‘수수료’입니다. 인버스 ETF는 운용사가 우리 대신 돈을 굴려주는 펀드입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겠죠? 매일매일 관리비(운용보수)가 우리가 맡긴 돈에서 아주 조금씩 빠져나갑니다.
또 하나는 시장의 온도 차입니다. 코스피 지수는 숫자로 딱 정해져 있지만, ETF 가격은 시장에서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사고팔며 결정됩니다. 시장이 너무 급격하게 변할 땐 사고 싶은 가격과 팔고 싶은 가격이 서로 어긋나는데, 이때 실제 지수와 ETF 가격 사이에 생기는 차이를 바로 ‘괴리율’이라고 부릅니다.
Q. ‘괴리율’과 ‘수수료’가 정확히 인버스 ETF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인버스 ETF는 한 달짜리 선물(미래의 가격을 미리 약속하는 계약)로 움직입니다. 그런데 이 계약은 한 달이라는 유통기한이 있습니다. 기한이 다 되면 새 계약으로 갈아타야 하는데, 이 과정을 ‘롤오버’라고 합니다.
문제는 집을 옮길 때 부동산 수수료가 들 듯, 계약을 바꿀 때마다 거래 수수료가 나간다는 점입니다. 결국 주가가 제자리걸음(횡보) 해도, 매달 나가는 ‘계약 이전 비용’과 ‘수수료’ 때문에 수익률은 조금씩 깎입니다. 가만히 서 있어도 뒷걸음질 치는 셈인거죠.
Q. 인버스 ETF를 장기 투자하는 사람도 많은데요.
사실 인버스 ETF는 장기 투자 상품으로는 적합하지 않은 상품입니다. 왜냐하면 인버스 ETF는 ‘오늘’의 수익률을 기준으로 계산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복리 효과를 조심해야 합니다. 복리란 이자에 이자가 붙는 방식인데, 주가가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면 이 방식 때문에 인버스의 가치가 점점 깎입니다. 예를 들어 지수가 10% 올랐다 다시 10% 떨어져서 제자리로 와도, 인버스 ETF는 계산 방식상 처음 가격보다 더 낮아져 있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주식시장은 길게 보면 기업이 성장하면서 우상향하기 마련인데, 인버스는 이 흐름을 거스르는 상품이라 시간이 갈수록 투자자에게 불리해집니다.
Q. 그러면 인버스 ETF 투자를 성공하려면 어떤 식의 전략으로 접근해야 하나요?
시장이 너무 시끄러울 때는 피해야 합니다. 특히 장이 열리는 오전 9시와 닫히기 직전인 오후 3시 30분에는 가격이 널뛰기 쉽습니다. 이때는 실제 가치보다 너무 비싸거나 싸게 거래되는 ‘괴리율’이 커질 수 있어 위험합니다.
또 증시가 너무 급변할 때는 가격을 적당하게 조절해주는 도우미(유동성 공급자)들도 제 실력을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만약 예상과 달리 증시가 다시 오른다면, “언젠가 떨어지겠지”하며 돈을 더 넣는 물타기는 절대 금물입니다. 앞서 말한 롤오버 비용 때문에 버티면 버틸수록 손실만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지금 증시가 과열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인버스 ETF 투자의 적기라고 볼 수 있을까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찍으며 승승장구하는 지금, “너무 올랐으니 이제 떨어지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만으로 큰돈을 거는 건 무모합니다.
인버스 ETF는 인생 역전을 노리는 ‘대박 상품’이 아니라, 내가 가진 주식들이 떨어질 때 내 자산을 보호해주는 ‘방어 수단’으로 보는 게 현명합니다. 지금 같은 상승장에서는 아주 짧은 하락 기간에만 잠깐 들어갔다 나오는 민첩함이 핵심입니다.
마지막으로 내가 투자하는 인버스가 어떤 자산을 따라가는지 꼭 확인해야 합니다. 자산의 종류에 따라 매달 빠져나가는 ‘이사 비용(롤오버 비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