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백영찬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증시 강세의 성격과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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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센터장은 이번 강세장의 가장 큰 특징으로 ‘정책의 방향성’을 꼽았다. 그는 “과거 강세장도 유동성과 실적이 뒷받침됐지만, 이번에는 정책이 명확하게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며 “상법 개정, 배당소득 분리과세, 자사주 소각 기조, 상속세 개편 논의 등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단기 부양책이 아니라 구조를 건드리는 정책이 시장의 기대를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실적 모멘텀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봤다. 백 센터장은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고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서버 수요를 감안하면 올해 3~4분기까지는 실적 증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밸류에이션 부담에 대해서도 “이익이 늘어나는 국면에서는 단순한 배수 논쟁이 큰 의미를 갖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반도체 주도장에서 벗어나 테마 확산이 진행될 가능성도 언급했다. 백 센터장은 “이미 자율주행과 로봇을 축으로 한 자동차, 이차전지, 신재생에너지로 관심이 분산되고 있다”며 “자율주행이 고도화될수록 전기차와 배터리 수요가 다시 주목받을 수밖에 없고, 전력 수요 확대는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연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에 대해서는 비교적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그는 “빠르게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구조적 상승의 조건이 무너졌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단기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지수보다는 종목 간 변동성이 커지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조급함 때문에 종목 선택의 오류를 범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코스닥 시장과 관련해서는 정책의 초점을 ‘활성화’보다 ‘환경 개선’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센터장은 “코스닥의 구조적 문제는 가업 승계를 가로막는 상속세와 중소·중견기업의 투자 여건”이라며 “승계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 기업들은 투자를 미루고 현금을 쌓아둘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속세의 합리적 조정과 함께 중소기업 연구·개발(R&D) 지원, 장기적 투자 로드맵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업 투자가 살아나야 증시 상승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는다고도 짚었다. 그는 “경제 성장의 핵심은 결국 민간 투자”라며 “기업이 공장을 짓고 설비 투자를 늘리면 고용과 소비가 함께 움직이고, 이 과정이 다시 기업 실적과 주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를 막는 가장 큰 요인이 불확실성인 만큼, 기업들이 중장기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코스피 5000 이후의 과제는 기업이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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